Love Latter, 1995

 

 

 

 

# 90년대 그 시절 그 감성, 그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영화

 

사실 러브레터는 매우 유명한 명작 멜로 영화이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불과 오래되지 않았다.

그저 너무나 유명한 영화, 그리고 영화보다도 더 유명한 영화 속 대사 "오겡끼데스까, 와타시와 겡끼데스" 만 알고 있었을 뿐, 러브레터가 왜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최고의 멜로 영화로 각인되어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날 우연히 상동 뉴코아 아울렛에 돌아다니는데 음악 cd와 dvd를 판매하고 있는 상점이 있어서 들어가 보았는데 러브레터 dvd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런 상점에 가면 굳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도 이상한 감성에 휘말려서 충동구매를 하게 된다. 특히 서점이 더욱 그렇다.

아무튼,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dvd를 구매했고 집에서 영화를 보게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금 보면 스토리가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니였는데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고 큰 감동도 없었다.

다만, 블루레이 시대인 지금과는 다른 낮은 해상도와 90년대 아날로그 한 분위기가 예전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 때 비디오 가게에서 비디오테이프를 빌려보던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해 주어서 꽤 강렬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에 나중에 시간을 내어서 깊게 다시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도연이와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을 때 그제야 스토리가 제대로 이해되면서 등장인물 간의 관계와 맥락을 제대로 알게 되었고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와~정말 재밌다!"라는 느낌보다는 자꾸 옛날 향수에 젖어 버리게 된다.

비디오테이프 같은 화질, 아니 많이 쳐준다고 해도 dvd화질로 영화를 보는 것부터 학창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데 거기에 더해서 영화 속 시대 배경도 딱 그 시대에 맞추어서 더욱 그 시절 감성에 몰입이 되었다.

 

 

일본영화 특유의 따뜻한 감정이 드는 장면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느껴진다.

 

 

 

 

 

# 스토리

보통 멜로 영화는 감성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스토리가 매우 단조롭게 이어지고 몇몇 진부한 장면이 많이 연출되는 경우가 많이 보이는데 러브레터는 스토리도 꽤 탄탄했다. 당연히 예쁜 영상미와 아름다운 배경 그리고 눈물을 짜내는 연출 들 쉽게 예상이 가능지만 러브레터는 단순히 그런 것들에만 기대지 않고 스토리의 짜임새도 굉장히 훌륭해서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앞서 이야기한 예쁜 영상미와 아름대운 배경은 당연히 포함되어 있고 거기에 옛날 감성까지 느낄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후지테레비 로고로 영화는 시작된다.
영화 포스터에 나오는 명장면이 처음부터 나온다.
시작부터 낮은 해상도의 화면이 비디오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이 장면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학창 시절 졸업앨범을 보고있다.
알고보니 이미 고인이 된 애인을 추모하는 자리였다.
옛날 살았던 주소를 찾고있다.
굳이 종이에 쓰지 않고 팔뚝에 주소를 적어둔다.

 

영화는 한 사람을 추모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장면을 처음 보았을 때 이 장면이 무슨 장면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느낌이 너무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 장면이 강렬했던 것이 아니라, 영화 도입부의 화질, 배경음악, 영상미 그리고 전체적으로 옛날 일본스러운 느낌이 너무나 좋아서 괜히 내 기분이 감성적으로 변해버렸다.

나중에 이런 그리움이나 감성적인 느낌을 받고자 했을 때 꼭 이 영화를 봐야지라고 마음을 먹을 정도였다.

 

다시 스토리를 이야기한다면, 영화 도입부인 한 겨울의 추모식은 후지이 이츠키라는 남자의 추모식이었고 살아생전 그의 애인이 후지이 이츠키의 졸업앨범을 보게 되고 내친김에 학창 시절 그의 주소까지 기록해두어 돌아올 리 없는 편지를 보낸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집이 정말 아담하고 예쁘다.
또 한명의 후지이이츠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와타나베 히로코
억지로 꾸며지지 않은 연출이 빈티지스러우면서 멋진 영상미를 만들어 내고있다.
이상한 편지를 받은 또 한명의 후지이이츠키

 

후지이 이츠키는 한명이 아니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남차친구 후지이이츠키 말고도 여자 후지이 이츠키가 있었다.

죽은 남자 친구인 후지이 이츠키의 졸업앨범을 찾아 팔뚝에 주소까지 적어놓은 와타나베 히로코는 남자친구에게 돌아오지 않을 편지를 적어 보내는데 편지를 보냈던 주소는 또 한명의 후지이이츠키 집 주소였다.

당연히 현재 살아있는 여자 후지이 이츠키는 이상한 편지라고 생각해서 크게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계속 그 편지가 신경에 거슬리는 후지이이츠키

 

왜인지 저 표정만봐도 어떤기분인지 알것만 같은 느낌

 

하지만 계속 히로코로부터 온 현지가 신경이 쓰이게 되고 결국,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괜히 답장을 쓰기로 마음먹는다. 이츠키 본인도 이 상황이 참 웃기다고 생각했는지 워드로 편지를 쓰면서 괜히 쑥스럽게 웃는 장면이 너무 예쁘고 인상적이었다.

 

 

 

 

현재 히로코의 남자친구
현 남자친구에게 전 남친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말하고있다.
응? 저게 무슨말이지?
막상 답장이 오자 너무나 황당해하는 히로코 커플

 

히로코는 그저 상징적인 의미로써 죽은 남자 친구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었는데 답장이 와 버렸다.

막성 저 입장이었으면 너무 어이없고 황당했겠지만 한편으로는 상대가 너무 궁금해질 것 같다.

아무튼 답장을 받은 히로코 커플은 누군가 이츠키 행세를 하면서 장난으로 답장을 보낸 것이라고 생각해버린다.

 

 

 

 

후지이이츠키도 상대방이 장난을 친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히로코와 이츠키는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상대방이 자신에게 장난을 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심지어는 상배장이 누군지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보내라고 하기에 이르게 된다.

 

 

 

 

남자친구는 직접 오타루에 가서 상대방을 만나보자고 한다.
후지이이츠키는 더이상 편지를 주고 받는걸 원하지 않았다.
결국 오타루에 도착해버린 히로코 커플

 

결국, 상대방의 정체가 궁금해진 히로코 커플은 편지의 상대인 후지이 이츠키가 살고 있는 오타루까지 찾아가게 된다.

생각해보면 남자 친구 입장에서는 질투도 나고 불쾌해할 만도 한데 오히려 유쾌하게 여자 친구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편지의 상대를 찾으러 같이 비행기를 타고 오타루까지 와주다니 쿨 한 사람 같다.

 

 

 

 

감기에 걸려서 의도치않게? 병원에 오게된 후지이이츠키
몸이 아픈탓인지 이츠키의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의 환상이 보인다.

 

후지이 이츠키의 아버지는 겨울 감기로 돌아가셨다. 

아마 후지이 이츠키가 이 병원에서 저 환상을 본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이츠키의 아빠도 이 곳에서 돌아가시지 않았을까 생각이 된다.

 

 

 

 

결국 이츠키의 집까지 도착하는데 성공한 히로코 커플
실제로 펜팔을 했던 사람이 우리집에 찾아와서 편지를 놓고가면 어떤 느낌일까?

 

이츠키가 병원에 가 있는 사이에 히로코 커플은 이츠키가 살고 있는 집 까지 오는 데 성공했지만 이츠키를 만날 수는 없었다. 히로코는 이츠키의 집 앞에서 편지를 쓰고 우편함에 두고 가게 된다.

너무 우연히 만났던 펜팔 상대가 우리 집까지 찾아와서 편지를 쓰고 갔다면 설렐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설레기보다는 뭔가 소름 돋을 것 같다.

 

 

 

 

결국 이츠키를 만나지 못하게 되어버린다. 설마 저 택시가 이츠키가 타고있던 택시였을 줄이야..
간발의 차로 히로코 커플과 엇갈리고 히로코의 편지를 읽는 후지이이츠키
히로코와 이츠키가 매우 닮았다는 걸 알아채리는 택시기사
이제서야 편지가 장난이 아니란걸 알게되고 동명이인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걸 알게된 이츠키
뭔가 쎄한 느낌이..
히로코는 이츠키를 발견하게 되지만..
이츠키는 히로코를 발견하지 못하고 둘은 끝내 만나지 못하게 된다.

 

결국 히로코 커플과 이츠키는 만나지 못하게 되어버리지만 히로코는 이츠키를 발견할 수 있었고 이츠키는 히로코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편지가 장난으로 보낸 것이 아닌 누군가를 그리워해서 보낸 것이었고, 그 상대가 자신과 같은 후지이 이츠키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버린다.

영화를 계속 보고 내용을 이해하게 되면서 정말 스토리가 진부하지 않고 재밌고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감탄했다.

유치하지 않았고 이 과정들을 굉장히 감성적으로 잘 풀어냈다. 몰입이 너무 잘되었다.

중간중간 보이는 영상미와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계속 나와서 눈도 즐거웠다.

 

 

 

 

이츠키로부터 온 편지를 읽는 히로코
전 남친 히로코의 어머니에게 여자 이츠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누구냐고 물어보지만 모른다고한다.
이렇게 히로코는 이츠키의 편지로부터 학창시절의 전 남친 이야기를 듣게된다.

 

 

히로코가 보낸 사람은 전 남자 친구인 후지이 이츠키였고 그 남자 후지이 이츠키는 본인의 동급생이었다는 사실을 서로 간의 편지로 알게 되고 오해가 풀리면서 히로코는 이츠키에게 전 남자 친구 이츠키의 학창 시절에 대해서 물어보게 된다.

이츠키는 마치 과거를 그리워하듯이 편지로 남자 후지이 이츠키와 본인과의 학창 시절에 대해서 조금씩 알려주게 된다.

낯선 사람에게 과거의 애인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과연 어떤 기분일까?

 

 

 

 

후지이이츠키가 두명이다. 
풋풋하면서 확실히 예쁘다.
히로코의 남자친구가 될 남자 후지이이츠키
이름가지고 놀리는건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똑같은가보다.
이츠키에게 장난을 치고 있는 이츠키
괜히 낭만적이다 이 그림이..
잘생긴애가 조명을 받으니 더 잘생겨보이는 것 같다.

 

밤에 비춘 조명이 웬지 더 감성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 같았다.

 

 

히로코와 이츠키가 편지로 학창 시절을 이야기하면서 영화도 두 이츠키의 학창시절을 비추게 된다.

그런데 정말 이 학창 시절의 느낌이 너무나 좋다. 옛날 아날로그 느낌...

물론, 내가 학생이었을 때 보다도 훨씬 옛날이었지만 나는 시골에서 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내 초등학교 때의 분위기와 매우 비슷해서 괜히 더 그리웠나 보다. 감성을 자극하는 과거 회상씬도 좋았지만 영상미와 두 이츠키가 너무 아름답게 나온다. 특히 어렸을 때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예쁜데 괜히 도도해 보이려고 하는, 그러면서 생각 외로 수줍어하는, 여자 후지이 이츠키는 그런 아이였다. 

특히, 시험지가 바뀌어서 그걸 확인하는 장면에서 밤에 자전거 조명에 비친 두 명의 이츠키는 정말 멋지고 아름다웠다.

 

 

 

 

과거의 시험지를 찾는데 성공한 이츠키

 

이츠키는 과거 바뀐 시험지를 소장하고 있었고 그 시험지를 히로코에게 편지와 함께 보내버린다.

영화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나도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교과서 및 상장 등 옛날 물건들을 다 모아놨었는데 엄마가 고물상에게 빨랫비누와 바꿔버린 게 갑자기 생각나다. 

크.. 마음이 갑자기 쓰라리다..

 

 

 

 

이미 남자 후지이이츠키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지만 관심없다고하자 내심 안심하는 이츠키의 모습도 귀여웠다.

 

개인적으로 정말 웃겼던 장면

 

잠시 이츠키들의 학창 시절을 이야기해보자면 남자 이츠키는 이미 여자 이츠키를 좋아하고 있는 상태였고 무뚝뚝하지만 계속해서 마음을 보이고 있었고 여자 이츠키 또한 남자 이츠키에게 관심이 있었지만 끝내 표현하지 않는 어디에서나 나올법한 사랑과 표현에 서툰 학생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풋풋했고 나의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내 학창 시절에는 누군가가 나를 좋아해 준 적은 없다 ㅜㅜ 그래도 짝사랑도 사랑이니까..

암튼, 저렇게 티격대격하는 모습과 풋풋한 모습이 괜히 그립기도 하고 마음도 잔잔해지고 꽤 느낌이 좋았다.

 

 

 

 

쿨한 남자친구는 전 남친이 죽은 산에 한번 가보자고 한다.
히로코는 이츠키에게 작은 부탁을 한다.

 

영화지만 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정말 너무 좋다.

 

이츠키의 편지를 통해 전 애인이었던 이츠키의 학창 시절을 알게 된 히로코는 전 애인이었던 이츠키가 뛰어다녔던 운동장을 보고 싶어 했고 이츠키는 그런 히로코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바로 졸업한 학교를 찾아가서 사진을 찍게 된다.

눈발이 날리는 학교에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고 있는 이츠키의 모습은 마치 카메라 광고의 모델처럼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츠키도 이츠키지만 그냥 저 영상미, 연출 자체가 이미 폴라로이드 광고의 한 장면 같았다.

내게는 이 영화 최고의 장면이었다.

색감, 모델, 배경, 음악 등 모든 것이 완벽했고 특히, 이 장면이 이제까지 장면과는 다르게 상당히 여유롭고 평화스럽다는 점에서도 괜히 마음이 뭉클해지기까지 했다.

 

 

 

 

이츠키의 이름으로 가득차 있다.

 

잠깐 학창 시절로 다시 돌아와서, 두 이츠키는 도서위원이었지만 남자 이츠키는 그런 것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고 도서카드에 이름을 최대한 많이 적어두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이 도서카드를 히로코의 부탁으로 옛날 학교에 가게 되었을 때 우연히 전 담임선생님을 만나면서 도서관 사서 후배들을 소개받게 되었는데 이미 후배들에게는 과거 이츠키가 새겨두었던 도서카드 찾기가 자기들만의 놀이가 되어버렸다. 후배들은 당연히 여자 이츠키가 그런 줄 알고 있었지만 이츠키는 그걸 쓴 것은 자신이 아니라고 말했다.

 

나는 이미 이때부터 남자 이츠키가 본인의 이름을 적은 것이 아니라 여자 이츠키의 이름을 적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티를 내지 않기 위해서 그냥 자신의 이름을 적은 척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여자 이츠키는 여느 여자아이들처럼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넘어가 버렸다.

 

 

 

 

열이 41.8도 라니.. 굉장히 상태가 좋지않다.
몸의 상태도 최악인데 날씨까지 최악이다.

 

추운 날에 돌아다닌 탓이었을까? 감기가 다시 심하게 걸린 이츠키는 열이 41도를 육박할 정도로 고열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이미 밖에는 눈이 너무 심하게 몰아쳐서 구급차를 부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구급차를 오기까지 기다리자고 하는 이츠키의 엄마와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 없다는 할아버지의 의견이 대립되면서 상황은 고조되어 버리는데, 이 장면 역시도 평범한 장면이 아니었다.

 

과거에 지금의 이츠키처럼 이츠키의 아빠도 감기에 걸렸고 구급차를 기다리다가 결국 사망을 하였는데 그때와 똑같은 상황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미 이츠키의 엄마는 할아버지가 구급차를 기다리지 않고 이츠키의 아빠를 업고 달렸지만 결국, 사망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때의 잘못을 하지 말라고 하지만 할아버지의 태도가 매우 놀라웠다.

 

이때까지의 이츠키 할아버지의 캐릭터는 그저 고집이 강하고 무뚝뚝하며 조금 특이한 캐릭터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이츠키 아빠를 업고 달렸을 상황을 철저하게 기억하고 있었으며 지금은 그때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고 이게 최선이라고 말하고 이츠키의 엄마까지 설득에까지 성공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캐릭터가 확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그 눈발을 뚫고 병원에 달려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어쩌면 굳이 안 넣어도 될 장면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과거에 이츠키가 아빠가 없는 점, 환상을 보는 장면 등의 떡밥 회수를 매우 감동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 사이에 히로코는 이츠키가 세상을 떠난 산까지 오게된다.
산을 바라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전설의 명대사

 

히로코는 전 애인을 만난다는 명목으로 이츠키가 세상을 떠난 산까지 왔지만 결국 용기가 나지 않아 산에는 오르지 않고 현재 남자 친구의 지인이 거주하고 있는 곳에 머물게 된다.

다음 날 아침, 전 애인인 이츠키가 세상을 떠난 산을 바라보고 마치 이츠키에게 이야기를 하듯이 소리를 지르는 장면은 그야말로 명장면이었다. 사실, 이 장면은 설명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너무나 유명한 장면이긴 하지만 영화를 제대로 보지 않았던 나는 왜 이 장면이 명장면이었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지만 이번에 제대로 영화를 이해하고 나니 저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는 히로코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니, 내가 감히 저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어떤 심정으로 저렇게 부르짖었을까?

그 그리움과 아픔의 정도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풋풋하다

 

단순히 책을 전달해 주기 위함이 아니였다..
마지막이라니..

 

이츠키의 아빠가 돌아가신 날에 남자 이츠키는 여자 이츠키에게 책을 돌려주러 일부러 집까지 왔고 그것은 곳 이별을 말하면서 고백을 한 것이었다.

하지만 여자 이츠키는 이 두 가지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츠키는 저 날을 마지막으로 전학을 갔고 이것이 이 둘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그리고 이 내용을 전부 편지에 담아서 히로코에게 보냈다.

 

이츠키는 단순히 책을 전달해 주기 위함이 아니라 나름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고백을 하려고 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그런데 정말 이게 마지막이었다니...

그리고 이츠키가 히로코에게 전달하는 학창 시절의 마지막 이야기이기도 했다.

 

 

 

 

편지로 자신의 부탁과 전 애인의 학창시절을 알려준 것에 대해서 고마움을 전달하는 히로코
이 책은 이츠키가 마지막으로 이츠키에게 전달했던 책
아...

 

이후에 이츠키의 집에 손님이 찾아오게 되는데 바로 도서위원 후배들이었다.

후배들은 이츠키 도서카드놀이를 하다가 우연히 책 한 권을 발견하는데 그 책은 바로 남자 이츠키가 여자 이츠키와의 마지막 만남 때에 도서관에 책을 반납해달라고 전달한 책이었다.

 

중요한 건 그 책에도 역시 이츠키의 도서카드가 있었는데 그 위에는 이츠키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이미 그 날 고백을 하려고 했고 그동안 꽤나 많이 이츠키는 이츠키를 좋아하고 있던 것이다..

 

어쩌면 많이 알려져 있는 러브레터 명장면 보다 도서카드 뒤에 그려진 이츠키의 초상화가 더 명장면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영화는 이츠키의 초상화를 보여주면서 끝이 난다.

 

 

 

 

# 21:9의 비율과 잔잔하면서 강렬했던 감동

명작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잊히지 않고 남아있다.

나는 비록 최근에서야 이 영화를 접해서 아직 많은 시간이 지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왜 20년이 지난 지금도 러브레터를 최고의 명작 멜로 영화라고 하는지 이제는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요즘 영화들은 너무나 짜인 영상미, 억지스러운 감동, 관객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감동을 전달하지 못하고 마치 감동을 하게끔 요구하는 연출들이 많은데 러브레터는 관객들에게 과거의 풋풋하고 그리운 감정 그리고 쓰라린 마음까지 전부 다시 느끼게 하는 멋진 영화였다.

 

배경음악, 스토리, 연출, 연기 그 외에 감성 등 매우 만족스러웠다.

특히 90년대에 21:9 비율로 촬영이 되었다는 점도 놀랍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21:9 비율은 꽤나 오래전부터 나왔었나 보다.

 

가장 좋았던 점은 역시 억지스러운 요소가 없었다는 점이다. 다 잘 만들어놓고 억지스러운 신파나 반전이 있었다면 너무나 안타까웠을 텐데 그런 점이 없었다..

 

이젠 내 마음속에서도 러브레터는 최고의 멜로 영화로 남을 듯싶다.

 

마지막장면까지 여운을 남기게 한 최고의 일본멜로영화

 

 
러브레터
오늘에서야 다시 꺼내봅니다. 당신이 머문 곳에서… “가슴이 아파 이 편지는 차마 보내지 못하겠어요.”첫사랑을 잊지 못했던 그녀, 와타나베 히로코“이 추억들은 모두 당신 거예요.”첫사랑을 알지 못했던 그녀, 후지이 이츠키2022년 1월, 당신은 잘 지내고 있나요?
평점
9.2 (1999.11.20 개봉)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나카야마 미호, 사카이 미키, 카시와바라 타카시, 토요카와 에츠시, 시오미 산세이, 한 분자쿠, 카가 마리코, 타구치 토모로오, 미츠이시 켄, 나카무라 쿠미, 스즈키 란란, 스즈키 케이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