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esident, 2014

 

 

 

#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아쉬운 작품

 

내가 이런 영화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유튜브를 통해서 빠져들어서 결제를 하고 이 영화를 감상했던 것 같다. 영화를 본 후의 나의 소감은 왜 이런 영화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까? 왜 이런 좋은 작품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을까? 였다.

검색을 해보아도 이런 좋은 영화를 왜 상영하지 않는지에 대한 댓글들이 많을 정도로 영화 어느 독재자는 완성도가 높으며 몰입감이 정말 훌륭하다 그리고 영화속에 담긴 메시지도 꽤나 의미가 깊다.

어느 독재자는 런닝타임은 다른 영화에 비해서 짧은 편에 속하지만 오히려 지루하지 않고 흐름이 간결하게 진행되어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는 대통령 다치
그런 대통령이 가장 아끼는 철없는 어린 손자
밤에도 이렇게 밝게 빚나고 있는걸 라디오에서는 대통령 덕분이라고 비위를 맞추고 있다.
권력의 중요함을 손자에게 보여주려는 독재자
전화 한통으로 모든 도시의 불빛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손자에게도 자랑하고 싶은? 권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싶은 마음으로 손자의 명령을 받들라고 하는 대통령
순수하게 명령을 내리는 손자
무슨일인지 도시의 불빛은 켜지지 않는다.
도시 곳곳에서 폭발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 영원한 독재는 없다. 피어오르는 혁명의 불꽃

 

어느 독재자(The President)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오랫동안 한 대통령이 독재를 이어가고 있는 가상의 나라에서 어느 순간 예고없이 혁명군에 의해서 그 독재가 끝이 나게 된다. 자신이 최고 권력자로 군림했던 장소에서 이제는 살기 위해 도망을 쳐야 하는 신세가 되어버리고 이 영화는 대통령의 도피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된 나라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나라이지만 자꾸 러시아가 생각나게 한다. 몇 년전에 친구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다녀왔는데 그때의 느낌과 이 영화에 나오는 나라의 느낌과 매우 비슷하게 느껴졌다. 정확하게 어떤 점이 닮았다고는 콕 집어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뭐랄까.. 요즘 시대의 다른 나라에 비해서 발전이 덜 되었거나 시대가 요즘 시대가 아닌 것처럼 뭔가 낡은 느낌이라고 할까.. 그냥 내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느낀 느낌과 매우 비슷했다.

 

독재정권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요즘 시대에 비하면 밤이 그렇게 밝은 것도 아닌데 8시인데 낮처럼 밝다고 하는 것도 그렇고.. 지역들을 봐도 선진국처럼 발전되지 않았고.. 아무튼 영화속의 나라는 가상 국가이며 몇 년도 인지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어떠한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이런 점이 영화를 관람하는데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다. 중요한건 대통령의 전화 한 통화로 인해 도시의 불빛이 10초도 되지 않아서 한 번에 꺼질 만큼 이 나라가 독재에 찌들어 있다는 점이다. 도시의 불빛을 전화 한 통화로 끄는데 이어 이런 엄청난 일을 마치 장난처럼 손자에게도 시켜버리니.. 얼마나 독재정권에 찌들어 있었다는 것일까? 그렇기 때문에 민중들은 이미 감정이 곪을 대로 곪아있었을 것이고 결국에 독재의 끝을 알리는 혁명이 시작되었다..

 

 

 

 

# 민중위에 군림했던 최고 권력자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해야 하는 도망자 신세로...

 

하루아침에 상황이 바뀌어 버렸다.

본인의 나라에서 민중위에 군림했던 대통령과 그의 가족들은 살기위해 이 나라를 떠나야만 했다. 대통령은 아직 사태 파악이 정확히 되지 않았는지 남아서 사태를 수습해보려 하고 손자는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 마리아와 왕궁에 남겨놓은 장난감을 가져가기 위해 대통령과 같이 있는 걸 택했다. 결국 대통령과 손자만이 이미 혁명군이 장악한 나라에 남게 되고 가족들만 급하게 나라를 탈출하게 된다.

 

얼마나 독재가 심했고 대통령의 가족들이 생각이 없고 정사에 관심이 없는지 나라를 탈출하기 위해 공항으로 가는 장면에서 여지없이 나타난다. 왕족에서 참수를 당할 수도 있을만큼 상황이 처참하게 바뀌어 버렸는데 딸들은 서로 사태 파악을 하지 못한 채 싸움만 하고 있다. 나라를 바로 탈출하지 않고 손자까지 떠안은 대통령도 똑같이 사태 파악이 안 되는 느낌이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이 모든 상황이 하루 만에 이루어졌는데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독재자를 지지하는 민중들도 있어서 놀랐다. 정말 독재정권의 수혜를 입은 자들인가? 아니면 혁명의 소식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일까? 마치 몇 년 전의 우리나라와 너무 닮아있지 않은가..

 

 

그걸 알면서도 언니와 말싸움을 끝내지 않는...
순수하다 못해 답답하다.
이미 나라는 혁명군에 의해 장악당했다.
사태가 수습할 수 없다고 생각하자 나라를 탈출할려고 하는 대통령
공항도 이미 혁명군에 의해 장악당한 후였다.
대통령과 그의 일가에게 현상금까지 걸리기 시작했다.

 

 

 

 

# 목숨을 건 탈출, 짐이 되어 버린 손자

 

이미 사태는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번져버렸고 본인과 손자의 목숨마저 위태롭게 된 상황이 되어버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손자는 너무 어려서 사태 파악이 너무 안 되고 오히려 짐이 되는 상황.. 결국 대통령은 손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 상황을 설명하기에 이른다..

 

"우리는 이제부터 거리의 악사란다"

"우리는 지금 연극을 하고 있는거야" 

 

 

영화가 쉽게 몰입 할 수 있는 이유는 불필요한 장면이 없어 전개가 굉장히 시원스럽다는 느낌을 받았고 대통령과 손자가 탈출을 하면서 크고 작은 일이 일어나는 지루할 틈이 없었다.

대통령과 손자가 혁명군을 마주할 때와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에 전달되는 긴장감이 꽤나 괜찮았고, 도망을 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하나 같이 대통령을 증오하여 그 모습을 본 대통령의 감정 변화도 꽤나 볼 만했다.

 

특히, 반란군에 의해 아들과 며느리를 잃게 되었는데 정작 자신이 업혀주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아들과 며느리를 죽인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폭발해버리는 증오의 감정과 그 증오의 감정을 살아남기 위해 억지로 억누르는 장면도 개인적으로 명장면이었던 것 같다.

 

이 외에도 젊은 시절 만났던 여자를 만나 비굴하게 손자라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모습과 혁명군이 지나가고 있을 때 허수아비로 변장해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도 인상깊었다.

 

 

대변을 보고 뒷처리도 혼자 한 적이 없엇던 답 없는 손자
탈출하기 위해 변장을 시도한다.
혁명군의 눈을 피하기 위해 양치기도 되었다가..
거리의 악사도 되기도 한다.
기타를 치는 모습이 꽤나 자연스럽다.

 

자신이 버린 여자에게 정체를 공개하는 독재자
권력의 정점에 서있었을 때의 대통령
손자라도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받아 주지 못하는 여자

 

 

대통령의 위엄은 이미 온데간데 없어졌다.
살기위해 서로 모르는 사이가 되어야만 한다.
음악이 나오자 왕궁에 있었을 때의 경례버릇이 나온 손자.
이 상황에 애가타는 대통령.
아들과 며느리를 죽인 범인을 업혀주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러고 싶지만..
살아남기 위해 분노의감정을 힘들게 억누르고 있다.
굉장히 인상에 남는 허수아비 장면

 

 

 

 

# 독재는 사라졌지만 민주주의는 어디에?

 

혁명군에 의해 길고 긴 독재정권은 끝났지만 민주주의는 오지 않았다.

독재를 물리친 혁명군이 또 다른 독재 그룹이 되어 법 위에 있고 악행을 저지르게 된다. 결국, 민주주의는 오지 않고 독재를 행하는 사람만 바뀌게 되어버렸다. 영화를 보는 내내 독재자는 악, 혁명군은 정의라고 생각했지만 독재자의 악행만큼이나 혁명군의 악행은 도를 넘어섰고 소름이 돋기까지 했다. 결혼식을 마치고 온 웨딩카를 멈춰 세워 축하를 해주는 척하면서 신부를 강간하고 그 외에도 여자들을 납치하고 자신들에게 대드는 사람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총을 쏘는 장면들이 충격이었다. 혁명군이 독재자와 뭐가 다르다는 건가? 어떻게 보면 혁명군 놈들이 더 나쁜 놈들 같았다.

민주주의를 열기 위해서가 아닌 본인들이 독재를 하고 권력을 차지한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충격이었고 지난날의 우리나라와 많이 닮아 있는 것 같아서 더욱 씁쓸했다.

 

 

결혼을 축하해주는 척 하는 혁명군
하지만 이내 속내를 들어내고 결혼을 하고 온 신부를 겁탈하는 혁명군
이 때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법 위에 서 있는 군인은 겁탈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사람에게 총을 쏘는 행동에 망설임이 없다.
한때는 독재자의 편에서 사람들 죽였던 혁명군들

 

 

 

 

# 민주주의를 위한 춤을 추다.

 

탈출 성공을 코 앞에 두고 혁명군에게 발각돼서 참수를 당할 위기에 놓이지만 결국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는 한 사람의 말로 목숨을 건지고 독재자들에게 민주주의를 위한 춤을 추게 하고 영화는 끝난다.

본인도 독재정권의 희생양으로서 피해를 보았을 텐데 목숨을 거두지 않고 저런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놀라웠다. 현자가 아닌가 싶다.. 물론, 그건 분노에 찬 사람들이 그 사람의 말을 들어줬을 때 이야기이다.

영화의 마지막은 대통령의 손자는 춤을 추고 있고 오른쪽에는 잠깐 기타를 들고 있는 사람이 있지만 그게 대통령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미 도끼를 내려치는 장면에서 컷이 되었기 때문에 열린 결말이라고 볼 수도 있다.

 

 

탈출을 코 앞에 두고 있는 두 사람
하지만 이미 발각이 되어버렸다.
현자 아저씨..
어째 봐 줄 것 같지가 않은데?
민주주의를 위한 춤을 추고 있는 손자

 

 

 

 

#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추천 가치가 있는 영화

 

어느 독재자 (The President)는 우리나라 작은 극장에서 매우 적은 횟수로 상영이 된 적이 있기는 하지만 대형 멀티플렉스에서는 상영이 된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고 하니 다행인 것 같다.

이런 영화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참 아쉽다. 작품성 없이 그저 흥행을 위한 영화들이 너무 스크린을 독점하고 있는 형태가 참 아쉽다. 그래도 유튜브를 통해 이런 작품성이 높은 영화를 알 게 돼서 한편으로는 다행인 것 같다.

 

 
어느 독재자
“전 도시의 불을 꺼라. 손자의 명령이 곧 나의 명령이다” 부귀영화를 누리던 독재자가 한 순간에 권력을 잃게 된다. 그의 가족들은 모두 해외로 도주하지만, 독재자와 그의 어린 손자만이 남겨진다. “우리는 이제 거리의 악사란다” 자신이 군림했던 세상에서 도망자로 몰락한 독재자.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철부지 손자에게 연극을 하자고 제안한다. 목숨을 건 위험천만한 여정에서 지난날 자신이 저질렀던 만행을 하나 둘씩 고스란히 마주한다.
평점
8.8 (2017.04.06 개봉)
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
출연
미하일 고미아쉬빌리, 다치 오르벨라쉬빌리, 이마제 수히타시빌리, 주라 베가리쉬빌리, 레오 안타제, 토르니케 브지아바, 지아 고지쉬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