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IL ANIME #1. 막부말기 격동의 교토, 검의 신념과 정의 [바람의 검심 추억편 : Rurouni Kenshin Memories]
# 아직도 감동이 느껴지는 애니메이션
이 애니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친구 때문에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그때 당시 나는 바람의 검심을 만화책으로 들어본 적만 있었지 애니메이션으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 처음에 보면서 이게 무슨 내용인가.. 친구는 왜 저렇게 이 애니메이션에 열광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어른이 되고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바람의 검심 추억 편이 왜 아직도 명작반열에 올라와 있는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나는 추억편 특유의 영화스러운 무거운 분위기와 굉장히 매력 있는 액션신, 그리고 수준 높은 배경음악에 매료되어서 몇 번이나 다시 보고 지금 2020년에도 이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을 때 가끔씩 보곤 한다.
친구는 이미 고등학교 때 너무 많이 봐서 대사도 다 외우고 앞으로 무슨 장면이 나올지 전부 다 외울 정도라고 했다.
# 매력적인 요소가 넘쳐흐르는 애니
우선, 바람의 검심 추억 편은 다른 애니와는 다르게 유치한 면이 없었고 분위기가 절대 가볍지 않았다.
마치, 애니메이션이라는 느낌보다 영화와 가까운 느낌이었다.
일본의 역사를 기반으로 이어져나가는 스토리인 만큼 개그스러운 요소가 하나도 없었고, 당연히 밝은 느낌의 배경음악도 깔리지 않았다.
기술명을 외치면서 싸우거나 하는 소년만화의 감성을 철저히 배제하고 일본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막부 말기 격동기 어두운 교토의 느낌을 표현하려고 노력한 듯하다. 그리고 그 교토의 분위기를 매우 잘 살렸다.
전체적으로 보면 유치하지 않아서 이 애니가 매력적이지만 그 외에도 수채화 느낌의 그림체와 배경음악의 조화가 너무 잘 어우러져 몰입감이 상당히 높다.
또한, 나는 이 애니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을 시점부터 더욱 이 애니를 깊게 이해하고 싶어 져, 바람의 검심 추억 편 당시의 일본 역사를 별도로 찾아보게 될 정도였다.
# 아날로그 느낌 그대로의 4:3 비율
몰랐던 사실인데 추억편은 기본 OVA 외에 별도로 감독판이 출시되었고 이후에, 블루레이까지 따로 출시가 되었다고 하는데 문제는 기본판 4:3 비율이 아닌 요즘 애니메이션의 와이드 한 16:9비율로 맞추어져 있다고 한다.
와이드한 16:9 비율이 좀 더 애니를 감상하기에는 좋지만 문제는 4:3 비율의 상하단을 크롭 한 16:9였기에 왜곡이 심하고 실제로 애니를 보면 뭔가 화면이 굉장히 부자연스럽다.
또한 추억편은 1999년도에 나왔고 이때 당시의 OVA나 DVD비율은 대부분 4:3 비율이었다. 물론, 블루레이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아무튼, 1999년도의 그 느낌과 추억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왜곡이 심한 16:9 비율의 화면보다 4:3 비율의 화면으로 보는 게 훨씬 더 몰입도 되고 학창 시절의 느낌도 날 것 같아서 나는 4:3의 비율로 항상 감상하였다.
# 총 4부작 구성
바람의 검심 추억편은 베는남자,길 잃은 고양이,작은 산 마을,십자상처 이렇게 4막으로 구성이 된다.
각각 러닝타임도 길지 않아서 대사가 그리 많지 않음에도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빨리 갈 정도로 몰입감이 좋다.
< 제 1 막 : 베는남자 >
시작부터 몰입도가 굉장히 높았다.
보통의 애니메이션이라면 그저 평화로운 나날에 등장인물의 소개로만 그렇게 1화가 끝나버리고 사실상 첫 화에서는 큰 매력이나 감흥을 느끼기 어려운데 추억편에서는 자극적이고 극적인 연출로 시작이 돼서 그런지 그냥 첫 화가 어떻게 지나간 건지도 모를 정도로 연출이나 배경음악이 훌륭했다.
뭐, 어찌 보면 바람의 검심 추억편도 스토리적인 측면으로만 본다면 다른 애니메이션처럼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내용밖에 없었고 등장인물은 히코 세이쥬로와 켄신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첫 화만으로 당시 시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짧고 강렬했다.
시작하자마자 평화로웠던 시간도 잠시 갑자기 나타난 도적떼로 애니의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도적떼라고 하면 그저 돈을 갈취하고 심하면 납치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막부시대에는 그냥 사람 목숨이 너무 가벼웠나 보다. 무신시대라 그런지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그런 약육강식의 시대로 약한 자들은 그저 한순간에 죽는 너무나 잔인한 시대임을 애니를 시작하고 불과 몇 초 되지 않아 발생했다.
최애 캐릭터 히코 세이쥬로
나는 아직도 바람의 검심 통틀어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를 고르라고 한다면 켄신이나 사이토 하지메, 소지로, 시시오 마코토가 아닌 켄신의 스승 히코 세이쥬로라고 말하고 싶다.
작가가 직접 언급할 정도로 바람의 검심 세계관을 통틀어서 가장 강력하다. 저렇게 강력한 실력을 소유하였지만, 권력에 이용당하지 않고 그저 비천어검류만을 계승하고 세상과 등지고 살아가는 모습이 굉장히 카리스마 있었고 추억편이 끝나고 성상편이 끝나기까지 항상 냉정함과 여유를 잃지 않고 켄신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절대적인 강함의 포스가 너무 매력적이다.
또한, 성우도 너무 목소리가 히코 세이쥬로와 잘 어울리고 이 히코 세이쥬로의 캐릭터를 매우 잘 표현한 것 같다.
지금 봐도 너무나 매력적인 액션
20년이 지난 지금봐도 추억편의 액션은 최고인 듯하다.
지루하지 않고 시원시원하고 잔인한 액션은 켄신의 강력함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고 무엇보다 유치하지 않아서 너무 마음에 든다. 특히 신파가 요즘 영화처럼 오글거리고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될 정도로 깊고 간결했다.
첫 화인데도 뭔가 스토리 진행이 지지부진하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이어진다.
어렸을 때 죽을뻔한 위기에서 스승을 만나게 되고, 실력을 키우고 고통받는 사람을 돕겠다고 하산하여 바로 유신 쵸슈번의 암살자로 활동하게 되고 그 과정을 첫 화에 다 담겨있다니.. 또한 시점이 순서대로 가지 않고 과거를 회상하는 연출로 지루하지 않았다.
애니를 보면 볼수록 히코 세이쥬로는 참 매력적이다. 우선 성우가 너무나 맘에 들고 대사 하나하나가 여유롭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한마디로 품격이 높다.
많은 대사들이 있지만 그래도 그중에서는 이 대사를 가장 좋아한다.
" 봄에는 밤 사쿠라, 여름에는 축제, 가을에는 만월, 겨울에는 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술은 맛있다.
만약 맛이 없다면, 그것은 자기 자신의 어느 부분이 앓고 있다는 뜻이다.
너도 언젠가는 좋은 술맛을 알게 될 것이다. 그때는 좋은 술을 나누자고 "
강렬했던 추억편 제1막
총 4부작 중 1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스토리가 담겨 있고 막힘없는 빠른 전개는 지루하지 않고 시원시원했다. 또한 액션이나 배경음악이 너무 좋아서 몰입도도 상당했고 첫 화의 엔딩 부분도 다음 화를 기대하게 끔 만드는데 충분했다.
배경음악, 연출, 액션, 그림체 등 모든 것이 좋았다.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왜 명작이라고 불리는지 첫 화만 봐도 감이 올 정도다.
< 제 2 막 : 길 잃은 고양이 >
빠르게 첫 화가 지나갔다. 그렇기 때문에 2편도 상당히 기대가 되었다.
첫 화가 끝나갈 때 별다른 그림 없이 한문으로 제작자를 소개하는 엔딩이 나왔는데 정말 배경음악과 잘 어울리고 상당히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추억편의 배경음악은 최고 수준인 듯하다.
추억편 제 2막은 마요이네코 직역하면 방황하는 고양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고양이는 약혼자를 한 순간에 잃은 토모에를 뜻하는 것 같고 아무튼, 본격적으로 유신지사와 막부간의 갈등과 켄신과 토모에가 만남이 시작되고 그와 동시에 막부말기 격동기의 교토를 너무 잘 표현한 화였다.
볼 수록 빠져드는 그림체
추억편 특유의 수채화풍 그림체는 일반 애니메이션을 넘어선 훌륭한 작품과도 같았다.
자세히 보면 캐릭터들은 그저 굵은 연필로 쓱쓱 내려가면서 그린 것 같지만 풍경은 마치 막부시대에 저곳에 있는듯한 착각을 느낄정도로 완성도가 너무 훌륭했다.
훌륭한 애니의 특징은 마치 내가 여행을 한 듯한 혹은 저 곳에 내가 있는듯한 느낌을 주는데 추억편이 그러했다.
거기에 배경 음악도 너무나 훌륭해서 더욱더 그림체와 함께 강하게 몰입이 되는 것 같다.
바람의 검심 추억편은 일본 역사를 바탕으로 나온 애니이기 때문에 일본의 역사를 알고 있다면 더욱 몰입해서 볼 수가 있다. 나는 이 애니를 봤을 때는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재밌게 볼 수가 없었다.
일본의 역사를 몰랐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이해력이 딸려서 그 당시에는 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감도 잡을 수 없었다.
나중에 대학교에 가고 거기서 일본 역사를 배웠을 때 막부와 유신 지사의 싸움, 그리고 메이지유신이 일본 역사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추억편은 단순한 스토리가 아닌 일본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기, 막부 말기의 유신 지사와 막부와의 싸움을 배경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심도 있고 진지했다. 그러면서 전혀 지루하지 않은 참 명작이다.
모두가 안심하고 축제를 즐기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막부와 유신 쵸슈 번의 싸움이 일어나려고 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막부의 습격이지만.. 아무튼, 오래간만에 휴가를 얻은 토모에와 함께 제대로 된 술맛을 느끼고 있는 켄신의 모습과 다른 한편으로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다가오는 그런 대조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보면 토모에와 켄신의 가장 행복했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아직까지도 일본 역사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고 좀 더 재밌게 감상하기 위해 추억편을 보고 계속 이 애니 시대 배경을 검색하고 공부했다. 이상하게 알면 알 수록 이 애니가 재밌어진다.
이래서 단순한 것보다 깊이가 있는 편이 더 몰입하기에 좋다.
" 한 달 후 7월 18일 금문의 변 발발
막부 군과 쵸슈군이 교토에서 격돌 시가는 소실 쵸슈에서는 번 세력이 역전 보수파가 대두 "
격렬하면서 많은 이야기가 있었던 2막
2막은 켄신과 토모에의 깊어지는 관계를 표현할 뿐만 아니라 유신과 막부의 격동기를 표현하고 참 많은 전개가 펼쳐졌던 화였다. 4부작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장 큰 전개가 이루어져야 했던 막이 아닐까 싶다.
1막이 켄신의 과거 및 인물의 소개에 중점을 맞추었었다면 2막은 애니의 시대적 배경을 표현하고 인물 간의 관계를 더욱 깊게 묘사하는 것에 집중한 듯 싶다. 2막도 너무나 훌륭했다.
< 제 3 막 : 작은 산 마을 >
그렇게 숨 가빴던 2막이 끝나고 작은 산 마을이라는 소제목으로 3막이 시작되었다.
3막은 2막과는 다르게 특별한 인물의 개입 없이 철저하게 토모에와 켄신의 관계과 각각의 심정에 대해서 스토리가 진행된다. 2막과는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마음까지 평온해지고, 그렇기 때문에 너무나 좋았던 3막 오프닝
아직 4막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3막의 오프닝은 4막의 엔딩에 이어서 두 번째로 좋아하는 장면이다.
멋진 그림체, 단순하게 멋지다고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훌륭하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풍경을 너무나 잘 표현해서 내가 저 시대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고 그 몰입을 한층 더 깊게 해 주는 배경음악의 절정이 바로 4막 엔딩과 3막 오프닝이다.
거짓된 평화지만 둘이 정말로 평화롭다고 느낄 정도로 연출이 훌륭했다.
거기에 자막까지 입히니까 더욱 깊이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아직까지는 평온 그 자체지만 곧 이 평화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처럼 조금씩 분위기는 무거워져가고 있었다. 특히 토모에는 아직까지 켄신에 대해 원망을 하고 있고 그 심정을 일기로 기록해두고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켄신에 대해서 원망만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아마 이 시기부터 조금씩 마음의 변화가 일어났고 그 부분까지도 기록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찾아왔다. 이것은 이 둘이 생각보다 오랫동안 함께했다는 뜻이 되고 이후에도 거짓 부부 행세를 하면서 평화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고 둘은 많은 심경의 변화를 겪게 된다.
특히, 토모에는 한때는 자신의 행복을 가져가고 비참한 인생을 살게 한 켄신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 찼지만 이 시기에는 이미 켄신에게 마음을 뺏기고 심경의 변화를 인정했을 때이다.
어떻게 보면 추억편중 가장 불쌍한 사람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결국, 켄신의 측근이었던 시체 담당이 배신 자였다는 걸 공개하고 그리고 그 일당 중에 토모에의 동생 에니시가 있었다는 게 나타나면서 이 평화로운 삶이 끝나가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평화가 끝나 갈 무렵 마음을 인정한 토모에
여름부터 오오츠에 와서 부부행세를 하고 시간은 지나서 어느덧 한 겨울이 되고 나서야 켄신의 마음에 감동한 토모에
자기 약혼자를 죽인 사람인데 자기를 지켜준 다는 말에 감동을 하고 켄신과의 생활이 또 하나의 행복이었다는 걸 인정하고 켄신에게 마음을 열게 되었을 때 이상하게 토모에가 더욱 불쌍해 보였다.
물론, 토모에에게는 자신의 행복을 빼앗고 비참하게 만든 인물이었지만 애니의 대사처럼 켄신은 또 하나의 행복을 준 사람이었다.
이 장면이 지금 봐도 유치하지 않고 그 감정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되지만 어렸을 때 이 애니를 봤을 때는 그저 엄청나게 야하다고 밖에 생각이 안되었다. 뭐.. 그때에는 스토리도 이해가 잘 안 되었을 때였으니까...
시작은 평온했지만 끝은 잔인했던 3막
시작은 정말 거짓 부부이긴 하지만 이토록 평화로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온했다.
실제로 토모에도 이 거짓 평화 속에서 실제로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고 행복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 결과로 자신의 원수인 켄신을 사랑하게 되어버렸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추억편 3막이 잔인했던 점은 토모에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지만, 켄신은 그렇지 않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듯싶다. 거기에 배신자의 이간질까지 더해지니 켄신은 이미 제정신이 아닐 수밖에..
단순하게 켄신이 불쌍하다는 점이 아니었다. 그냥 이 둘이 너무나 안타깝고 그걸 넘어서 현실이 너무 잔인했다는 게 참 마음 아픈 막이었다.
< 제 4 막 : 십자흉터 >
어느덧 마지막인 4막까지 와버렸다.
3막이 너무나 안타깝게 끝내버려서 마무리가 어떻게 될지 궁금했던 막이었다. 감정이라고는 전혀 없었던 1막의 켄신과 3막의 켄신이 전혀 달랐고 4막에서도 멘탈이 무너진 켄신의 모습이 이어져갈 것으로 예상되었기에 어떤 식으로 스토리가 마무리되는지 궁금했다.
아무튼, 명작 애니 바람의 검심 추억편 마지막화가 시작된다.
역시나 켄신은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토모에를 찾기 위해 적진으로 들어가지만 너무나 무기력했다.
저런 켄신을 상대로 이기기위해 기습을 하고 정말 켄신을 죽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뭐랄까.. 마지막화의 전개를 계속 보면서 아무리 켄신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너무 핸디캡을 크게 지는 건 아닌지 괜히 걱정이 되기까지 했다.
청력에 이어 시력까지.. 계속 보면서 너무 밸런스가 안 맞는 거 아닌가 싶었고 괜히 내가 다 안타깝기까지 했다..
마지막 화는 뭔가 분위기가 처절했다.. 이전화와는 다르게 화려하거나 박진감이 넘치는 액션은 없었고 마치 고난에 대해 시험을 받는 모습 같았다.
제4막의 스토리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이미 토모에의 과거를 알게 되었고 멘탈이 완전 나가버렸지만 그래도 그저 토모에만을 만나기 위해 많은 희생을 치른다 정도로 아주 단순했다.
켄신의 죽음이 가까워오고 있는 걸 느끼자 이미 켄신에게 마음을 뺏긴 토모에는 결국 자신의 행복을 빼앗고 또 다른 행복을 준 켄신을 위해 희생한다.
토모에가 켄신의 위기상황에 힘들어하자 이미 켄신에게 살해당한 모습 그대로 키요사토가 나타나 토모에가 결심을 하는 계기가 된 것 같은데 이것이 토모에가 너무나 괴로워한 나머지 키요사토가 나타나 토모에에게 답을 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켄신에게는 목숨을 건지는 대신 너무나 큰 희생이 따랐다.
감히 글로 이 감동을 다 옮기지 못할 정도로 마지막화의 비극은 3화 이상으로 잔인했다.
어찌 보면 스토리가 진부해 보일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1화부터 탄탄하게 쌓아온 전개와 감정으로 인해 마지막화에서 어색하지 않고 감정을 그대로 이어가 나름 화려하고 잔잔하게 마무리가 되지 않았나 싶다.
어찌보면 에니시의 입장에서는 매형 될 사람이 갑자기 살해당하고 누나는 그 살인자 편에서다가 끝내 목숨을 잃게 되는데 제정신이 아니고 증오만을 가득 채우고 살아가는 것도 당연한 것 같다.
어느덧 추억편 마지막화는 마무리가 되고 있다.
켄신은 토모에와 작별을 고하고 스스로 속죄의 길을 찾아 떠나고 배신자는 새로운 암살자 시시오 마코토에 의해 처리되었다. 켄신에게는 충분히 검을 놓고 평생을 죄책감에 살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자신을 이쪽 세계에 끌어들인 가쓰라는 잔인하게도 켄신에게 더욱 칼을 휘둘러 달라고 부탁하는 점에서 현실에서는 상황이 조금도 변한 게 없다는 게 지옥 같은 막부 말기를 잘 대변해 주는 듯하다.
마치 칼 한 자루로 세상이 정말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되묻는 것 같다.
손에 꼽을 정도의 최고의 엔딩
바람의 검심 추억편 엔딩은 20년이 지금에서도 볼 때마다 질리지 않고 계속해서 감동을 느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말 그대로 최고의 엔딩이었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이렇게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그 감동과 장면들이 머릿속에 계속 남는 애니가 몇 편이나 있을까?
추억편의 엔딩은 배경음악, 그림체, 연출 등 추억편에서 내가 감동을 느낀 모든 요소들의 총집합과도 같았다.
또한 켄신의 과거에 대한 떡밥을 이렇게 아주 멋지게 회수하는 스토리적인 면에서도 아주 완성도가 높았다.
" 막부 말기 교토에 칼잡이 발도제라고 불렸던 지사가 있었다.
수라를 방불케 사람을 베고, 그 혈도(血刀)로써 신시대 메이지를 개척해 낸 그 사나이는
도란의 종결과 함께 사람들 앞에서 모습을 감췄다 "
옛날에는 참 명작 일본 애니들이 많았다고 해도 오랜 시간이 지났을 때 이렇게나 강렬한 여운이 남는 애니는 그중에도 몇 안되었던 것 같다. 바람의 검심 추억편은 정말 수도 없이 많이 보았지만 볼 때마다 계속해서 새로운 느낌을 받는다.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 몰랐을 때와 알게 되었을 때의 차이, 그저 단순하고 뻔한 해피엔딩을 좋아했을 어렸을 때와 나름 애니의 완성도를 조금이라도 느끼고 감상했을 때의 차이 등 내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애니를 감상하는 나의 환경에 따라 감동의 정도가 달라졌던 것 같다.
중요한 건 어렸을 때나 어른이 된 지금에서나 바람의 검심 추억편은 내 인생에 손에 꼽을 명작 애니메이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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