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정원 : The Garden of Words

 

 

 

 

 

# 짧고 담백했던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

 

신카이마코토의 애니메이션 초속5cm를 너무나 인상깊게 보고 이 감독의 작품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미 내가 이 감독을 알게 된 시점에는 이미 이 감독의 영상미에 반한 많은 국내팬들로인해서 유명해진 후였고 모두가 그의 신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신카이마코토의 신작인 언어의 정원이 개봉을 하였다.

 

초속5cm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언어의 정원 또한 나에게는 굉장히 인상깊었고 좋았다.

러닝타임은 한시간이 채 되지 않아 굉장히 짧지만 오히려 이 언어의 정원에서는 그게 장점으로 생각될 정도로 간결하고 담백했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비오는 날을 신카이마코토가 영상미를 표현하니 이는 더할나위 없이 더욱 비오는 날이 낭만적이면서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그만큼 기대가 되었던 작품이었고 그 기대감에 걸맞게 훌륭했다.

 

 

 

 

# 비가 내리는 날의 분위기를 애니로써 가장 멋지게 담아내다.

 

이 부분이 정말 기대가 되었다.

나는 언젠가부터 비가 내리는날이 싫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고나서 무슨이유에서인지 비가 내리는날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비가내리면 괜히 평소와는 다른 음식을 먹고싶고,평소에 하지 못했던 것들을 괜히 해보고 싶고, 그냥 모든것이 평소와는 다른 특별한 날이 되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비가내리는 날은 오늘은 조금은 특별한 날인것 같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어른이 되면서 일상이 매일 똑같이 지루하게 흘러가고 있고 실제로 비가 내리는 날은 비가 내리지 않는 날에 비해서는 결코 흔하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는 비도 잘 안내리는 것 같다.

 

분명히 비가 내리는 날은 새벽처럼 기분이 센치해지면서 낭만스러워보이기까지하지만 실제로는 습도가 굉장히 높고 찜찜하고 그 외에도 교통체증이나 많은 이유로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환영받지 못하는 날이다.

그 절정에 달한 기간이 바로 여름에 찾아오는 장마이다. 하지만, 어렸을적에 장마가 다가온다는 소리를 듣고 어떤 우산을 을살까? 생각하면서 설레였던 내 학창시절처럼 누군가에게는 이 장마기간이 오히려 1년에 단 한번있는 특별한 기간이 될 수도 있다.

 

신카이마코토의 언어의 정원은 이런 마음을 읽기라도 하듯 멋진 연출력과 특유의 영상미로 멋지게 표현해주었다.

단순히 영상을 화려하게 표현하는 것만이 아닌 비오는 날의 뭔가 슬프면서 고요하고 정적이 흐르는 그런 분위기도 함께 담아냈다.

 

사실, 나에게는 이 부분이 이 애니메이션의 전부인 것 같다. 스토리같은건 크게 중요하게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았다.

 

 

바닥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약간은 오바스럽다.
빗속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두 주인공
그림으로도 비가 휘몰아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역시나 실제로 존재하는 공원
비가 내리를 효과를 이렇게 연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색감이 비슷한듯 오묘하게 다 다르다
잔잔한 이슬비의 느낌
소금벌레인가? 어렸을적에 몇 번 본듯한 기억이 난다.
이건 이상하게 좀 징그럽다.
약간은 인위적이지만 그래도 괜찮다.
비가 격렬하게 몰아치는 이 느낌도 나쁘지 않다.
비바람이 몰아치는데도 참 아름답네
창밖에 고인 빗방울 너무 감상적이다!

 

 

 

 

# 이전 작품보다 훨씬 감성적이고 아름다워진 영상미

 

신카이마코토하면 역시 영상미이다. 실제 존재하는 장소를 배경으로 새롭게 애니화를 시켜서 만드는데 오히려 실제 장소보다도 훨씬 감성적이고 아름답게 표현이 되고 있다. 초속5cm도 너무나 멋진 영상미에 감동이었는데 언어의 정원은 이 영상미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반대로 신카이마코토의 작품에는 "영상미만 볼만하고 그 외에는 딱히 볼만한가치가 없다" 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만큼 감독도 영상미에 많은 노력을 할애하는 것 같다. 초속5cm도 그렇고 스토리도 그렇게 악평을 받을만큼 나쁘지도 않고 그만의 감성이 담겨있다라고 생각이 되는데 워낙 영상미가 좋아서 이런 의견들도 나오는 것 같다.

 

아무튼, 신카이마코토의 작품속의 영상미는 다소 인위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보기만해도 뭔가 감성적으로 변하게 되는것만같은 아름다움이 있다.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월

 

비가오는 날의 일본의 일상
다시 돌아가고 싶은 학창시절

 

간단한 색의 변화로도 느낌을 달리표현하고 있다.
회상씬도 적절한 노이즈를 이용해 예쁘게 표현하고 있다.
작고 어지럽혀진 방조차도 굉장히 감성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실제로 이 장소는 어떤느낌일까?
초콜릿과 맥주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이 또한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마치 핀터레스트에서 보았단 8비트 감성 그림이 생각난다.
구름의 표현은 정말 탁월하다.
이제까지의 신카이마코토의 그림체와는 달라 조금은 이질감이 들지만 이 느낌도 나쁘지않다.

 

 

 

 

# 다소 싱겁게 느껴질 수도 있는 스토리

 

앞서 이야기한것처럼 언어의 정원은 러닝타임이 한시간이 채 되지않기 때문에 굉장히 짧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짧은 시간안에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가 없다. 오히려 그 짧은 러닝타임에서 많은 이야기를 담을려고했다면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붕 떴을수도 있다.

 

언어의 정원의 스토리는 6월의 장마속에서 어느 한 도심의 공원에서 한 여자와 학생이 만나고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가까워지는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지않고 이 둘의 중심으로 이야기는 돌아간다.

둘의 만남이 평범하지가 않아서일까? 첫 만남부터가 굉장히 신비주의같은 느낌이 있어서 정말 둘은 뭐 하는 사람인가? 어떤 스토리가 있기에 이 시간에, 이런 날씨에, 이런 공원에 나와있는걸까? 굉장히 궁금증을 자아내게했다.

 

그 반전이 오히려 너무 싱거웠다는게 반전이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극적인 효과를 보여주기위해 과한 반전을 넣는것보다 이렇게 마무리되는것이 좋다는 생각이든다.

처음 이 애니를 보았을때는 생각보다 반전이 없어서 싱겁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싱겁기보다는 오히려 담백하다라는 느낌을 받고 있다.

 

이 때문인지 신카이마토코의 작품에는 호불호가 항상 갈렸으며 대중적이지 않다라는 말이 꼭 나왔던 것 같다. 나는 이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납득이 되는 부분이다.

 

 

열심히 구두제작을 배우고 연습하고 있다.
구두를 만드는 모습이 꽤나 멋지게 표현되었다.

 

둘의 관계가 점점 특별해지고있다.
이렇게 가까워지는거지..
여자도 그녀만의 사연이 있었다.
구두를 만들기 위해서 발을 내어주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나름 명장면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녀의 정체는 같은학교의 교사였다.
조금은 일본스러운 오글거리는 연출이지만 그래도 기억에는 남는다.
2014년이라니..

 

 

 

 

# 꽤나 잘 어울렸던 주인공들

 

언어의 정원은 구두를 제작하는 사람이 꿈인 학생과 그 학교의 교사였지만 어떤 사건으로인해 학교에 출근하는것을 겁내하고 현실을 도피하는 여자가 만나면서 서로의 관계가 특별해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얼핏보면 이제까지 이런 스토리가 있었나? 생각지도 못했던부분이어서 신선해보이기까지 했다. 신카이마코토의 작품이 화려한 영상미에 가려져서 이런 스토리부분에서 과소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언어의 정원의 스토리는 신선하고 만족스러웠고 그 주인공들도 이질감없이 너무나 잘 어울렸다. 특히 여자 주인공인 유키노는 이상하게 매력적이었다. 저 애니속에서도 불과 20대에 불과했는데 굉장히 어른스러운 모습이라고 해야하나? 무표정으로 책을 읽거나 웃으면서 맥주를 마시는 모습에 여유가 있어서 그렇게 느껴졌나보다.

 

현실에서도 이런 관계가 있을까? 만일 이런 관계가 있다면 이상한관계로 흘러갔겠지.. 애니메이션이기때문에 이렇게 묘사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비오는 날 맥주를 마시는 여성이라니!
비오는날에 혼자 정자에 앉아있는 주인공
둘의 캐미가 나쁘지 않다.
구두제작에 몰두하는 남주인공 근데 이름이 뭐지?
크기가 작은 책도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장마가 끝난 이후 짧은 옷을 입은모습이 한층 더 어려보인다.
20대라고하기에는 너무나 성숙해보인다.

 

 

 

 

# 전형적으로 일본스러운, 오글거리는 엔딩의 연출

 

언어의 정원의 엔딩은 당시에 보았을때도 너무 감동적인걸 노리지 않았나?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조금은 과하고 오글거렸다. 그보다 한참전에 이런 엔딩연출을 했다면 멋지다! 라고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뭔가.. 이런 느낌의 엔딩은 초속5cm에서도 보았고 그전에도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이런류의 극적이면서 감동을 유발하는 연출을 했었기 때문에 사실 큰 감흥은 없었다. 아마도 스토리상 전개가 조금 뜬금없어서 그렇게 느껴졌었을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래도 영상미와 노래가 좋아서 아직까지도 기억에는 남아있다.

 

 

 

 

 

# 그래도 좋았던 언어의 정원

 

언어의 정원 이후로도 신카이마코토의 작품으로는 너의이름은과 날씨의 아이가 개봉하고 매니아성을 줄이고 대중적인 느낌을 더 많이 입혀서 많은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언어의 정원까지가 뭔가 신카이마코토스럽고 좋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초속5cm와 언어의정원이 신카이마코토의 작품중에 가장 좋다.

22년 올해 스즈메의 문단속이라는 신작이 개봉한다고하는데 이 작품은 어떨지 또 기대가 되는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