獣兵衛忍風帖 :Jūbei Ninpūchō

 

 

# 19금 애니에 걸맞는 고어함과 박친감 넘치는 액션의 조화

 

내가 이 애니를 처음보게 된 시기는 아마도 중학생시절이나 고등학생시절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수병위인풍첩이라는 제목보다는 무사쥬베이로 개봉을 하였고 꽤나 많은 인기가 있었다. 그동안에는 일본과 문화교류가 막혀있었는데 아마 이 시기에 규제가 풀리면서 일본의 문화들이 우리나라로 넘어오기 시작했는데 바로 이 애니라 그 문화의 1세대격이지 않을까 싶다.

 

이 애니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머리속에 남아있고 가끔씩 다시 보는 이유는 단순히 1세대 일본문화여서가 아니라 93년에 개봉을 한 애니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의 작화수준과 박친감넘치는 액션의 수준이 높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19세이상의 애니였던만큼 야한장면이나 잔인한 장면이 여과없이 직설적으로 연출이 되었고 그 장면들이 아직까지도 인상깊게 기억속에 남아있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시절에는 감수성또한 굉장히 예민했을 시기였는데 반대로는 더욱 자극적인것에 열광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런 환경에서 카게로가 강간을 당하는 당면이나 팔이 뜯어지는 장면들이 그대로 화면에 나와서 한편으로는 충격이었고 한편으로는 계속 돌려보게 되는등 아무튼 바다건너온 옆나라의 문화는 충격적이었고 흡입력이 대단했다.

 

분위기도 음침하면서 찝찝하고 고어한분위기가 오히려 더욱 애니에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음침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빨간색채와 낡은 집

 

 

# 다양한 개성이 매력적이었던 캐릭터들

 

아무리 작화가 뛰어나도 캐릭터들이 매력이 없다면 진행이 굉장히 시시해지거나 진부해보일 수 있는데 수병위인풍첩에는 주인공은 물론이고 빌런들도 각각의 개성이 넘쳐서 감상을 하는동안 지루할틈이 없게 만들어주었다.

특히, 여성닌자인 카게로의 설정은 너무 좋았다고 생각한다. 초반에는 임무에만 집중하는 여닌자였다면 중후반부로 가면서 초반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여리고 꽤나 감상적이었던 캐릭터로 묘사되었다. 웬지 연민까지 느껴지는 캐릭터였다.

또한, 카게로는 주인공과 같이 엄청 강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점도 반전이라고 하면 반전이었다.

 

빌런들이 모두 각자의 개성을 갖고 있었고 실력또한 주인공이 항상 고전을 할 정도로 강해서 다른 애니처럼 주인공이 무쌍을 찍는 그런진행이 아니여서 주인공과 악당의 결투는 항상 긴장의 연속이었었다. 솔직히 긴장까지는 아니지만 어떤식으로 전개가 될까?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주인공이니까 죽지 않는다, 주인공이니까 무조건 이긴다라는 틀을 이 당시에 깨버렸고 혼자서 무쌍을 찍지 못하는점이 사뭇 신선했으며 악당끼리의 갈등도 새로운 요소였고 엄청나게 강할 것 같은 악당의 최후도 생각지도 못한 방식이어서 예상을 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어지는 것도 이 애니의 매력인 것 같다.

 

 

삿갓을 쓴 모습이 꽤나 멋지게 나왔던 주인공 쥬베이
여러가지 매력이 있었던 여자닌자 카게로
아군인지 적군인지 충분히 헷갈렸던 막부의 밀정 타쿠앙
분위기로는 최종보스같았던 유키마루.. 너무 싱겁게 가버렸다.
장님 사무사이로 나와서 꽤나 기대가 갔던 빌런.. 하지만 최후는 역시 허무했다.
과소평가를 했던 여자빌런이지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최종보스답게 카리스마가 있던 겐마. 하지만 전투력은 기대이하였다..

 

 

 

# 막부시대를 배경으로 한 애니, 그리고 괴기한분위기..

 

이상하게 내 기억에 남는작품중에는 옛날일본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작품별로 시대는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그런 것 같다. 지금 플레이 하고 있는 세키로도 일본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하고있고.. 일본놈들이 사무라이를 포함해서 이런 마케팅은 기가막히게 잘 하는 것 같다.

수병위인풍첩은 막부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정확히 어떤 막부인지는 잘 모르겠다. 일본역사를 대학교에서 잠깐 배운 적이 있지만 아직도 잘은 모르겠다. 그래도 전국시대와 막부 그리고 메이지시대는 이상하게 그 느낌이 다 달라서 구분이 된다. 물론 애니 및 게임에 한정해서이지만..

 

아무튼 배경도 딱 내가 좋아하는 시대배경으로 만들어져서 더 몰입이 되었고 19금 장르에 맞게 가벼운분위기가 아닌 지속적으로 찝찝하고 음침한 분위기의 연속이라 마음에 들었다.

역시 애니는 밝은 것 보다 적당히 괴기스러우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무언가가 있어야 지루하지 않게 계속 볼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탄탄한 스토리는 필수요소인 것 같다.

 

또한 이 작품은 93년도 작으로 이 당시의 일본은 버블경제로 인해서 모든 분야에서 전성기를 맞고 있는 시점이어서 작화나 연출또한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쥬베이의 전투도 그렇고 그냥 모든것이 장인이 만든 수작의 느낌이 난다.

물론, 이 당시에는 이 애니말고도 훨씬 더 장인의 느낌이 전달되는 애니는 많다.. 하지만 요즘 애니에 비해서는 93년도에 나온 이 수병위인풍첩이 훨씬 훌륭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뭔가 애들스럽지 않은 어른용으로 이런 애니들이 꾸준히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든다..

 

 

딱봐도 수상해보인다.
내가 실제로 가 보았던 곳이라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바람의검심 성상편 오프닝에서 본 것과 같은 장면..
이런 일본풍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물건을 이동시키는 사람들을 복붓한것만 기억이 나는 장면.
음침하면서 꽤나 멋진 작화.
작화가 훌륭하다. 이보다 더한 작품이 많았다니.. 엄청난 일본의 애니 부흥기였다.

 

 

 

# 뱀파이어헌터D와 닮아있는 점들 그리고 작가의 스타일

 

나는 이 작가의 작품을 좋아한다.

작화도 유치하지 않고 대부분 19금용이기 때문에 이상하게 작화만보더라도 더욱 쉽게 몰입이 된다.

또한, 19금에 맞게 연출이 거침없기 때문에 감상을 하기에도 시원시원하다. 이 작가는 이 애니전에 리뷰를 진행한 뱀퍼이어헌터D와 같은 작가이다. 작화스타일을 보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눈치를 챌 수 있었을 것이다.

뱀파이어헌터D이전에 이런 작품을 만들어내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아무튼 그래서 그런지 뱀파이어헌터D과 비슷한 장면들도 몇몇 보였다.

 

동양에서는 막부의 사무라이 그리고 서양으로 넘어가서 뱀파이어 사냥꾼.. 정말 서로 상반되는 세계관에서 이 정도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내다니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물론 이후에도 몇몇 작품이 나온 것 같지만 아직 보지 못했다.

아마도 이 두 작품에 비해서는 뭔가 작품성이 떨어지는지 크게 유명하지는 않았다.

 

 

같은작가여서 그런가 너무나 장면이 비슷했다.
던필과 그 여자와 있던 장면이 오마쥬된다. 아 이게 원조인가?

 

 

 

# 많은 남자들에게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있을 수병위인풍첩

 

지금도 내 또래의 남성들이라면 이 작품을 분명 기억하고 있을것이라고 생각된다.

무사쥬베이든 수병위인풍첩이든 기억하고 있는 제목은 달라도 불법으로만 공유를 했던 일본문화가 정식으로 들어왔고 그 첫 주자의 작품들은 매우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괜시리 그 시절도 추억할 수 있어서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아직도 나는 이 애니를 가끔씩 본다. 물론 풀로보지 않고 잔인한 장면이나 야한장면 혹은 전투씬만 빨리감기를 하면서 보지만 이미 수십번 보았던 애니인데도 틀어놓으면 이상하게 집중해서 보게된다.

 

명작은 시간이 지나도 생명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활발하게 그 존재를 각인시켜주는 것 같다.

나에게 이 작품은 엄청나게 임팩트가 있었다. 지금은 내가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진득하게 어떤 애니를 볼 수 있는 환경은 아니지만 다시한번 무언가에 짧고 강렬하게 빠져들고 싶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

 

카게로 왜 죽였냐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