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느낌이 가득한 일본의 밤거리

 

 

# 꽤나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레트로 열풍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살아온 과거를 그리워하고 있나 보다.

언제부터인지 80년대 혹은 90년대의 문화가 갑자기 유행이 되기 시작하면서 대기업들도 이 유행에 발맞추어 특정 상품을 리마스터하거나 그 시절 그대로의 물건들을 새롭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물론, 나도 지금 보다 내 어릴 적 추억이 묻어있는 90년대와 2000년대 학창 시절이 훨씬 그립고 그 시절에 사용했던 물건이나 유행했던 것들을 추억하고 있다. 하지만, 순수하게 과거를 추억하는 것이 아닌 이익을 목적으로 너도나도 어설픈 레트로 흉내를 내면서 조금씩 레트로가 식상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의 향수까지 퇴색될 수는 없다.. 그동안 바쁘게만 살아와서 어느덧 나의 유년기와 학창 시절은 이미 너무 멀리 떨어져 있게 되어버렸다. 옛날에는 시간이 참 천천히 간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순식간이다..

 

 

 

 

# 중, 고등학교 시절에 알게 된 일본문화들

 

과거를 추억할 만한 일들이나 물건들은 많다. 그중에서도 나는 집에 컴퓨터가 생기고 자연스럽게 일본 애니나 게임을 접하게 되었을 때가 괜히 너무나 그립다. 시골이라 인터넷도 느리고 연결이 매우 불안정하여 지금처럼 다운로드를 할 수 없었던 시절 친구가 88오토바이를 타고 하드를 떼와서 내 컴퓨터에 연결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을 복사해주던 그 시절이 그립다.

참 많은 게임을 했고 많은 애니를 보았는데 이상하게 막상 콕찝어서 뽑자니 제목들이 생각이 하나도 안 난다.

그저 가물가물하게 친구가 뉴타입 만화잡지를 엄청 모으고 있었고 친구의 소개로 바람의 검심 추억편을 소개받았는데 친구는 엄청나게 명작이라고 했는데 나는 그저 그랬다는 것만 기억에 남는다.

물론, 성인이 돼서 다시 보니까 엄청나게 명작이었다..

 

아무튼, 그 당시에는 일본문화가 개방이 되지 않은 상태라 일본문화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있던 시절이었고 일본이 한창 잘 나가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작품의 퀄도 우리나라가 따라갈 수 없는 높은 수준이었다.

초등학교 시절은 그저 친구와 축구와 싸움을 엄청했던 기억이 있다면 나의 중고등 학교 시절은 컴퓨터와 조금씩 친해지면서 일본 문화와 게임을 상당히 많이 했다는 기억들이 남아있다.

 

 

 

 

# 애니메이션에 남아있는 8,90년대 일본 감성들

 

8,90년대의 일본 애니메이션 작화 수준은 아직까지도 여러 커뮤니티에서 회자되고 있다.

돈이 남아돌던 시절 우스갯소리로 "도쿄를 팔면 미국을 살 수 있다"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굉장히 잘 나갔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애니의 수준도 정말 엄청났다. 물론, 그 시절에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뉴비였기 때문에 그 시절의 작화가 대단한 줄은 몰랐다. 하지만 재미있게 본 애니들은 전부 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지금은 일본에서 어떤 애니메이션이 나오는지 큰 관심은 없지만 분명 그 시절의 일본 애니메이션에는 화려하고 여유로웠던 일본이 묻어있다.

이미 작화부터 요즘 애니와 많이 다르고 뭔가 그림체를 보면 굉장히 빈티지한고 아날로그스러운데 괜히 포근하고 그리운 감정을 느끼게 한다. 높은 퀄리티는 보너스 같다.

 

 

 

 

# 노래에도 부는 레트로 열풍, 시티팝?

 

내가 이 단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복고스러운 일본 애니메이션 썸네일에 끌려 영상을 보게 되었을 때인데 썸네일뿐만 아니라 노래도 뭔가 요즘 트렌트와는 맞지 않는 복고스러운 노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촌스럽지가 않고 은근히 중독성도 있는 것이 듣기 좋았다. 밤에 들으면 괜히 센치해지기까지 했다.

그렇게 한 영상에 나오는 노래를 듣고, 연관 동영상에 계속 비슷한 장르의 노래가 계속 떠서 자꾸 들었는데 알고 보니 옛날 80년대 혹은 90년대의 노래가 한 장르가 되어 시티팝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그런데, 옛날 노래라고 해서 전부 시티팝이라고 불리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뭔가 어떤 느낌이지는 알겠는데 참.. 설명하기가 애매하다.. 장르가 굉장히 광범위하다. 그런데 딱 들어보면 이거구나! 하는 느낌은 오는데.. 참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 장르의 음악은 특히나 일본 노래가 참 많다. 가사가 있는 노래도 있고 그렇지 않은 노래도 있다.

일본 시티팝을 듣고 있으면 몸에서 막 옛날 느낌이 올라와서 가끔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그립고 듣기가 좋다.

특히, 그 음악의 감성에 맞게 8,90년대의 애니메이션이 짤방으로 배경이 되어 더욱 일본감성을 짙게 느낄 수가 있었다.

이런 애니를 시티팝 애니라고 정의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느낌이 너무 그립고 좋아서 나도 그 감성을 기억하기 위해 유튜브에 나오는 그 시티팝 애니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좁아보이는 전철이 오히려 옛날스러워서 더 좋다
중국같기도하고 홍콩같기도하고 일본스럽지는 않다.
뭔가 야하면서 슬프다.
옛날에는 저 수전 많이 사용했는데 은근히 고증이 잘 되어있는 것 같네
전형적인 일본식 원룸을 잘 나타낸 것 같다.
참 여윤이 강한 애니였다.

 

 

 

생각보다 GIF 짤방을 만드는 것이 쉽지 많은 않았다.

우선, 내가 알고 있는 애니의 깊이가 너무 얕았고 감성적인 장면만 따로 찾아내는 것도 일이었다.

그래도 덕분에 내가 몰랐던 옛날 명작 애니를 알 수 있게 되었고 실제로 보니까 꽤나 만족스러웠던 작품들도 있었다.

그리고 화질이 좋은 짤방의 용량은 거의 동영상급이다 라는 점도 새로 알게 되었다. 구글 드라이브를 통해서 본문에 넣을 수 있어서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화질이 정말 엉망이었을 것만 같다.

그런데, 정말 만들면서도 옛날 일본의 감성은 엄청나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다. 역시 자본이 최고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나까지 시원해지는 청량한 느낌
수채화같은 그림체가 너무 편안한 느낌을 준다.
80년대에나 볼 수 있을듯한 레코드기계
정말 자연스럽게 색이변하네
유튜브에서 많이 보았던 영상

 

 

 

모두 옛날 애니이지만 장면을 나타내는 연출이나 작화가 모두 달랐다.

아마도 이 외에도 빈티지한 느낌을 나타낼 수 있는 작품은 수도 없이 있을 것이다. 오히려, 반대로 최신 일본애니가 궁금해졌다. 얼마나 많이 바뀌어있을지..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보면 정말 못 봐줄 정도로 수준이 떨어져 있다고 하는데..

 

 

지금봐도 세련된 플립형 시간표
유선전화기가 참 그립네
추억이 소환되는 그 시절의 축구공디자인
괜히 나까지 편안해지는 느낌이 든다.

 

 

옛날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작품에는 역시나 지브리가 만든 작품의 비중이 높았다.

지브리의 애니에는 뭔가 그 특유의 잔잔하면서도 판타지 같은 음.. 감동을 주는 무언가가 있다.

사실, 이런류의 작품을 전부 나열하자면 끝도 없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도 저런 감성의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에서 감성음악으로 엄청나왔던 영상 이 애니였구나!
이렇게 영혼이 없이 먹을수도 있구나..
참 시원하고 느낌이 좋다.
이거야말로 제대로 멍때리기
일본은 전차의 연출을 참 레트로스럽게 잘 하는 것 같다.
은근히 매력적인 돼냥이
초등학교때봤던 애니에서는 마을이 모두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된다.

 

 

 

# 옛날 감성이 그립다고 해놓고 막상 짤을 따 놓으니 본 애니가 한 개도 없다!

 

옛날 학창 시절 감성을 느끼고 싶어서 힘들게 레트로 감성의 짤방을 만들어놨는데.. 막상 만들어 놓고 나니 정말 단 한 개도 본 애니가 없다!! 뭔가 모순적이다. 음.. 앞으로 차차 하나씩 정주행 해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옛날 작화만으로도 아련해지긴 한다.. 괜히 작화만 봐도 일본 성우 특유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짧은 장면과 노래만으로 추억을 되 새길 수 있다는 점은 참 좋다.

앞으로 또 어떤것들로 옛날 감성을 느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