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er Lilies

 

# 우연히 발견해서 이건 꼭 해봐야겠다고 마음먹게된 엔더릴리스

 

유튜브채널중 씨지엘이라는 채널을 구독하고 종종 게임스토리를 시청하고 있는데 우연히 뭔가 내 스타일의 일러스트썸네일에 이끌려서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보자마자 딱 내스타일이다! 무조건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진행방식이 횡스크롤 게임이었기 때문에 많이 해본 장르가 아니지만 최근에는 이상하게 횡 스크롤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는데 여기에 일러스트가지 너무 예쁘니까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말그대로 취향저격이었다.

바로 검색을 하게 되었고 게임이름이 엔더릴리스라는 걸 알게 되었고 바로 설치를 하였다.

이 게임의 평은 대체적으로 괜찮았고 일러스트도 일러스트지만 BGM이 훌륭해서 BGM을 듣는 것만으로도 이미 돈값을 한다고 할 정도로 BGM도 일러스트만큼이나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되고 있었다.

 

사실, 결혼을 하고 난 후 혼자였을 때에 비해서 게임을 할 시간이 너무나도 줄어버려서 이 게임을 엔딩까지 볼 수 있을까? 하루에 한시간도 플레이하기 어려운 환경인데 엔딩까지 볼려면 대체 어느정도의 기간이 소요될까? 라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이 게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너무 내 스타일이었다.

일러스트와 BGM이 훌륭하다니 바로 디모가 생각이 났다. 아무튼 그렇게 엔더릴리스를 바로 시작 해 보았다.

 

 

 

 

# 너무나 마음에 드는 일러스트 디자인

 

엔더릴리스를 하는 동안 다른건 둘째치고 너무나 아름다운 일러스트에 게임할 맛이 났다.

길이 복잡하고 게임에 난이도 조절이 없어서 똥손인 아는 계속 죽어서 짜증이 났긴했지만 게임을 플레이 하는 동안 맵의 과 몹들의 일러스트 디자인을 보는 맛으로도 눈이 너무 즐거웠다. 블러드본처럼 3D가 아닌 그냥 양옆,위,아래 이렇게만 단순하게 움직일 수 있는 2D 횡스크롤인데도 전혀 아기자기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처음에는 이 게임이 그냥 퀄리티 좋은 인디게임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요즘나온 웬만한 게임보다는 일러스트의 수준이 훨씬 높다.

 

요즘 일러스트에 낚여서 게임을 검색해보면 전부 표지일러스트만 멋지게 뽑아내고 인게임에서는 엉망인 경우가 많은데 엔더릴리스는 그냥 인게임 일러스트도 너무 훌륭했다. 어쩌면 인게임에서 그 부분이 더 각인되는 것 같다.

 

특히 카타콤지역의 경우에는 굉장히 그 맵의 분위기를 너무 잘 살려서 놀랐다.

컨셉자체가 지하에 있는 성당? 기도원? 같은 느낌인데 해골이 넘쳐 굴러다니는 것과 수백개의 촛불이 켜져서 맵중에는 색감도 가장 멋있었다. 옛날에 배틀로얄 영화판에서 주인공이 피신해있는 아지트에도 수십개의 촛불이 켜져있었는데 웬지 그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카타콤지역만 보면 무슨무슨 진혼가 이런 단어가 꽤나 잘 어울릴 것 같다.

 

카타콤외에도 지하수로나 요정의 숲,안개지역,눈이 내리는 성 등 각 맵마다 특색이 넘쳤다. 맵 디자인이 너무 잘 되었다.

지역의 특색이 다 다르고 그 특색을 높은 완성도로 표현을 해주니 보스를 잡고 다른 지역으로 넘어갈때에는 정말 다른지역을 탐험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몽환스러운 안개표현이 일품이다.
비가 계속 내리는 차가운 느낌을 잘살린 성앞
점점 스토리의 끝을 알리고 있는 스산스러운 분위기
카타콤의 맵 디자인은 최고였다.
저런 히든 공간의 퀄리티도 훌륭하다.
제물을 바쳐야 할 것만 같은 제단
해골의 퀄리티가 정말 엄청나다.
촛불등의 광원? 불빛이 번지는 효과도 너무 잘 녹아들었다.
게임의 분위기처럼 우울하고 차가워진 캐슬
성의 퀄리티도 훌륭하다.
맵에 컨셉에 맞게 몬스터 디자인도 잘 어울린다.
눈발이 휘날리는 모습이 조금은 덜 우울하다.
어딘가 슬프게 느껴지는 성안, 웬지 크림슨피크가 생각난다.
처음 시작지점 음침한 느낌을 너무 잘 살렸다.

 

 

 

# 쫄깃한 맛이 좋았던 보스전

 

엔더릴리스는 난이도 조절이 없다. 이제는 게임을 스트레스 받으면서 플레이하기 싫어서 웬만하면 쉬운 난이도로 하고 싶은데 하필 엔더릴리스에는 난이도 조절이 없다. 결국, 내가 게임에 적응을 해서 내 스스로를 레벨업 해야하는 게임이다. 이건 마치 블러드본과 비슷하다. 가만보면 이 게임은 분명 2D 횡스크롤 게임이기 때문에 블러드본이나 다른 소울류 게임하고는 많이 다른데 플레이를 하면 할 수록 어딘가 닮아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횡스크롤인데도 맵이 너무나도 복잡하고 횡스크롤 주제에 숏컷도 있다. 이 숏컷을 공략하지 못하면 정말 맵을 헤메이기 일수다. 블러드본에서 느꼈던 맵의 괴기스러움과 감탄을 엔더릴리스에서도 동시에 느꼈다. 어떤맵은 공략을 보기전까지는 절대 찾을 수 없는 곳들도 있어서 파밍이나 진행을 할려면 공략이 꼭 필요한 구간도 있다.

횡스크롤 주제에 맵이 복잡하면 얼마나 복잡하다고 그래봐야 위,아래,전진,후진 이게 끝인데.. 라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엄청 안일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블러드본과 다르다는점은 엔더릴리스는 그래도 어느정도 초보자들이 전투를 할 수 있게 튜토리얼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같은 초보도 쉽게 접근을 했고 예의상? 처음 보스는 그래도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블러드본의 성직자야수를 처음 보았을때는 정말.. 이걸 깨라고 만든건가 싶었는데.. 엔더릴리스는 그정도의 난이도는 아니다.

 

그리고 보스를 이기는 쾌감이 좋은게 보스를 이기면 보스의 스킬을 얻고 즉, 내가 클리어한 보스가 나의 동료가 되어서 내가 스킬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중에는 쓰레기도 있고 유용한 것도 있는데 보스한테 얻는 기술은 대부분 쓸모가 많았다.

 

그리고 보스전 전에는 세이브포인트가 가까워서 재도전하는데 부담이 덜 했다.

보스의 패턴은 단순한데 한대맞으면 너무 아파서 생각보다 어려운 보스들도 꽤 있었다.. 1트에 성공한 보스는 시그리드뿐이다.. 전부 엄청나게 트라이를 해서 클리어했다.. 보스가 죽는 효과나 내가 죽는효과 둘다 죽는효과는 참 드라마틱하게 잘 연출한 것 같다.

 

 

최고의 보스전 중 하나였던 울브전.. 맵도 브금도 최고였다.
거대한 덩치에 살짝 쫄았던 첫번째보스 시그리드.. 맵 일러스트가 정말 훌륭하다.
피가 너무 많아서 힘들었던 보스전
소울류에 뒤지지않는 보스전의 재미
난이도도한 쉽지않다.

 

 

 

 

 

 

# 단순한 인디게임인줄 알았는데.. 꽤나 시스템체계가 잘 잡혀있는 게임

 

엔더릴리스를 그냥 완성도 높은 인디게임인줄 알았는데 절대 아니였다.

BGM이나 일러스트가 너무나 훌륭했고 이런 시각적인 요소 뿐만이 아닌, 게임플레이 내에서도 나름 체계가 잡혀있었다.

같은 방식으로 계속 플레이를 하다보니 조금 지루해 질 수도 있는것을 나름 이런저런 볼거리와 할거리로 재미적인 요소를 더 가미시켰다.

 

 

1회차와 2회차의 메인화면이 다르다. 2회차때에 조금 더 밝아진 걸 확인할 수 있다.
착용여부에 따라 릴리의 모습이 바뀐다.
오염이 되지 않은 릴리
최종보스까지 정화시키고 나니 몸이 만신창이다.
보스를 클리어하면 하나씩 스킬들이 해금된다.
벽타기가 가능해지니 맵을 좀 더 수월하게 탐색할 수 있게되었다.
가만히 있으면 현재 나와 함께하고 있는 동료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돌진기능이 생겨서 빠르게 맵을 다닐 수 있고 막힌곳도 뚫을 수가 있다.
릴리가 직접 공격을 하지는 않고 동료들이 대신 패준다.
보스를 클리어하면 보스의 스킬을 흡수해서 사용할 수 있다.
뭐에 쓰는지는 아직도 모르지만 맵 구석구석 저런 일기같은게 있다.
블로드본의 성직자야수를 잡았을때와 비슷한 클리어이펙트
율리우스의 찌르기가 생각보다 강력하다.
오의는 역시 율리우스가 최고인 것 같다.
다시봐도 시원시원한 율리우스의 오의
보스였지만 참 슬픈 스토리를 가진 게임 정화시키면서 오염되는 주인공
보스를 깨면서 하나씩 추가적인 기능이 생겨난다.

 

 

 

 

 

 

# 일러스트만큼이나 깔끔한 UI

 

게임을 하다보면 은근히 게임UI를 보게된다. 게임 UI의 완성도에 따라 게임에 더욱 몰입을 할 수가 있고 반대로 몰입도 안되고 오히려 잘못된 UI구성으로 인해 플레이에 지장을 미치기도 한다.

엔더릴리스의 UI구성은 특별히 불편하지도 편리하지도 않은 무난한 구성이었다. 하지만 뭔가 디자인적으로 깔끔했다.

조잡하지 않고 효과음도 UI와 적절하게 잘 어우러져서 맵디자인이나 일러스트의 완성도만큼이나 게임에 잘 녹아들었다는 느낌이었다.

 

한글폰트도 포르자 호라이즌처럼 어색하지 않고 너무 잘 나왔고 스킬설명의 이모티콘도 귀여우면서 깔끔하니 참 마음에 들었다.

 

 

UI디자인도 일러스트만큼이나 깔끔하고 직관적이다.

 

 

 

 

# 세이브포인트도 맵 만큼이나 아름다웠다.

 

위에 언급했던 것 처럼 이 부분도 맵디자인이나 일러스트가 좋다라는 뜻인데.

보통 세이브포인트는 그 기능에만 집중한 나머지 디자인에는 큰 신경을 못쓰는데 엔더릴리스는 세이브포인트도 지역의 특색을 너무 잘 살리고 있어서 다음 세이브포인트의 디자인이 기대가 될 정도였다.

 

역시나 나는 카타콤지역의 세이브포인트가 참 마음에 들었다.

 

 

안개가 자욱한 거리의 벤치
음산한 고성안의 작업실
멋드러진 고성안의 작은방
눈이내리고있는 성내의 동상
칠왕좌가 생각나는 휴식처
요정이 살 것만 같은 공간
교회에서의 진혼곡이 생각나는 카타콤 휴식처
바닥에 있는 해골들이 이곳이 얼마나 처절한 장소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따뜻한 난로가 있는 쉼터
음침한 지하감옥안의 쉼터
매우 차가운 느낌의 쉼터
독버섯이 한 가득할 것 같은 쉼터
쉼터로 사용되고 있는 지하실험실
악의 근원지,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쉼터

 

 

 

 

# 짧은 플레이타임에도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엔더릴리스

 

플레이타임 약 25시간정도로 모든엔딩을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길이 복잡해서 조금 애를 먹었지만 유튜브를 통해서 나름 공략을 보고 하니까 그렇게 어렵지도 않았다.

일주일에 보스 하나씩 끝내고나니 어느 덧 최종보스까지 잡아버렸다.

최종보스가 디자인에 비해서 너무 호구같아서 긴장감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오히려 나는 즐겁게 팰 수 있어서 더 즐거웠다. 율리우스나 울브때는 정말 이걸 깰 수는 있을까? 라는 생각이 있을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너무 무난하게 클리어했고 율리우스의 오의를 자주 먹을 수 있어서 타격감도 꽤나 좋았다.

 

예전에 앨리스 매드니스 리턴즈를 발견하고 꼭 해봐야겠다는 느낌을 받은 이후 이렇게 클리어를 해보고 싶은 게임은 엔더릴리스까지 꽤나 오랜만이었다.

 

2회차도 있지만 난이도도 더 높아지고 또 할 자신은 없어서 중간중간 심심할때 보스연속전이나 간간히 해야겠다.

만족스러운 게임이었다.

 

아 그리고 스토리를 언급안했는데 스토리는 진부하지않으면서도 꽤나 슬픈감정들이 몰입된다.

딱 적당히 스케일도 있고 감정도 잘 스며들고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