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한번 열정을 불태우다! 우연으로 시작한 사교댄스 이야기 [쉘 위 댄스 : Shall We Dance,1996]
그 시절 90년대의 일본직장사회를 느낄 수 있는 레트로한 감성의 화면
90년대의 일본은 그야말로 일본의 최전성기시절로 버블이 나오기전에 아주 화려했고 여유로웠다.
하지만 그 와는 별개로 이 영화에서는 한 가정의 가장이 가정을 유지하기위해 오직 책임감으로 묵묵히 직장을 다니는 한 중년의 모습을 비추고있다.
세계적으로 최고의 경제력을 가진 나라에서 살고있지만 그저 한 구성원의 일원으로써 한가정으로써 뚜렷한 목표없이 그저 가장의 위치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모습이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있다는점이 오히려 더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쉘위댄스는 1996년에 일본에서 제작되었고 우리나라에는 2000년도에 개봉을 하였는데 90년대 후반부의 일본의 모습이 그대로 영상에 담겨져 있어서 괜히 더 그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1996년이면 내가 막 중학생정도가 되었을때인데 이때에는 아직 난 일본문화를 접하기 전이었지만 그래도 어째서인지
일본의 전성기시절의 작품들이 괜히 좋고 그 시절의 나의모습이 생각난다.
90년대작품이라고하면 우리나라에도 많지만 이상하게 일본의 영화나 게임 만화들이 더욱 추억의 향수를 불어일으키는것 같다. 아마도 내가 고등학생시절에 일본과의 문화개방이 일어나고 많은 문화작품들을 접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무튼, 90년대의 일본영화나 게임,만화등은 너무나 나에게 그리움을 주는데 쉘위댄스의 시대배경역시 CRT모니터나 뭔가 필름으로 찍은것과 같은 화면노이즈, 그 시절의 일본지하철과 퇴근길등 이런 모습들은 이영화의 스토리보다도 더욱 관심가게 보게하는 부분이었다.
# 중년의 가장 댄스의 매력에 빠지다
지금보면 조금은 진부할수도 있는 스토리일 수 있지만 오히려 이렇게 담백한 소재이기 때문에 더 힘을빼고 부담없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저정도 중년의 나이가 되면 본인이 하고싶은것을 대부분 포기하고 책임감하나로 살아갈텐데 그런 일상속에서 우연치않게 본인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사교댄스에 빠져드는 과정을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표현한게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보는데 지루함없이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주연과 조연의 경계가 모호해질 정도로 조연들의 연기가 빛을발했다. 그리고 이 댄스교습소에 모인 사람들의 개성도 모두 각기 달라서 정말 주인공뿐만 아니라 조연들을 보는재미도 컸다.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에 혹은 여주인공에 관심이 있어서 시작한 사교댄스였지만 어느순간부터는 댄스에 진심이 되고 대회출전까지 준비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괜히 주인공의 입장이 공감이 가기도 했다. 사실, 주인공처럼 사교댄스를 해본적은 전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하는입장에서 무언가에 빠져서 열정적으로 한다는 모습이 조금은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다.
어쨌든, 이런 클리셰는 흔하디 흔하지만 그럼에도 전혀 진부하지 않고 조연들의 각기 다른 캐릭터연출이라던가 주인공이 점점 사교댄스에 빠져들면서 실력이 성장하는 과정이라던가 혹은 사교댄스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춤의 완성도라던가 다양한 볼거리가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편안하게 감상을 할 수 있었던게 이 영화의 매력이지 않을까싶다.
한명도 버릴것이 없었던 개성이 넘치는 캐릭터들
정말 이런 뻔한 클리셰속에서도 지루하지 않고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앞서이야기를 한 것 처럼 조연들의 역활이 너무컸다. 보통의 영화처럼 주인공을 빛나게해주는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조연들의 연기와 캐릭터들이 모두 개성이 넘치고 그 캐릭터들의 별도의 스토리도 보는맛이 참 좋았다. 역시 영화는 주인공이 이끌어 가는것이 아니라 곁에 있는 조연들이 빛나야 주인공도 함께 빛나는것이 맞는것 같다.
# 이 영화에는 악역이 없다.
말그대로 이 영화에는 악역이 없다. 요즘나오는 영화는 모두 자극적인 소재에 자극적인 장면으로 떡칠이 되어있는데 이 영화는 악역이 한명도 없다. 모두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고있다. 잔잔한 영화는 많지만 대부분이 힐링에만 의존하고있고 감동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이 영화는 잘나가던 일본의 경제처럼 악역과 자극적인 소재없이도 지루하지 않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잔잔한 일본영화였다. 역시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정말 제대로 된 명작은 90년대와 2000년대에 많이 나오는 것 같다. 특히 일본의 경우에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이나 버블이전의 작품들은 명작들이 참 많은 것 같다. 그 퀄리티와 감성은 아직까지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어떤이유로 이 영화를 30년이 다되어가는 시점이서 보게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않지만 그럼에도 후회없이 아직까지도 잔잔한 여운이 남을정도로 멋진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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