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격변시대의 희생양, 정원사가 된 청나라황제의 이야기 [마지막황제 : The Last Emperor, 1987]
# 정원사가 된 마지막 황제 푸이
우연히 유튜브 영화채널에서 발견한 영화 "마지막 황제"
알고보니 엄청나게 유명한 명작영화 였다.
소재가 정말 신선했다. 청나라 황제가 정원사가 되다니.. 궁금해서 나는 영화소개를 하는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게 되었고
잠깐동안의 감상이었지만 이 영화는 꼭 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보게되었다.
청나라하면 인조때에는 칸이라고 불리우지 않았나? 그런 사람이 정원사가 되다니..
나는 이런 영화를 좋아한다. 얼핏보면 인물의 인생을 소개하는 영화같지만, 그 시대의 흐름이나 사건을 알수가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황실이 무너지고 왕이 사라지는 흐름의 변화를 나타내는 영화인데 여기에 황제의 드라마같은 삶이라니..
아무튼 기대에 부풀어 영화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 서태후의 죽음, 푸이의 즉위
청나라의 원흉 서태후가 사망하고 아기인 푸위가 청나라 황제로 즉위한다.
서태후는 청나라를 망하게 할 정도로 엄청난 권력을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사용했고 그 권력이 굉장했기 때문에
늙어 죽을때 까지 권력을 쥐고 있을 정도로 엄청난 힘이 있던 인물인데 이 영화에서도 역시 잠깐이지만
엄청난 포스를 뿜어냈다.
이런 서태후가 푸이를 귀여워하는 것을 보고 또 의외인 모습이 있구나..
죽을때가 되면 다 저렇게 바뀌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첫 화면을 보고 놀랐다.
21:9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는데 화면이 꽉 찼다. 1988년 영화인데도 21:9의 화면비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 시대에는 TV도 4:3 비율로 시청하고 있을 때인데..
푸이의 유년기는 그저 아무것도 모르고 황제로 즉위하고 자금성에서 여느 또래 아이들 처럼 개구장이 모습으로 지내고 있는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중국영화가 아닌가? 어째서 배우들이 중국어를 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지? 나는 궁금해서 영화정보를 검색해 보았고,
영화는 중국에서 제작한 것이 아닌, 미국,프랑스,영국,이탈리아가 합작한 영화였다. 배우들도 중국인이 아닌 교포같은 그런 배우들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상하게 거부감이 없었다.
이때는 영화의 스토리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계속해서 영화에 빠져 들었다.
옛날영화인 만큼 영화자체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요즘영화처럼 과도한 연출이 없어 피로하게 만들지도 않았고 오히려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도 나고 웬지 영화시대배경의 분위기가 더욱 잘 전달이 되었다.
요즘은 옛날 사극을 봐도 너무나 뛰어난 카메라와 과도한 연출로 배경만 옛날시대지 그냥 요즘 드라마 같은 느낌인데 옛날카메라에 힘을 뺀 다큐멘터리 같은 연출이다보니, 더욱 영화에 집중이 잘 되었다.
아무튼, 이 푸이의 유년기가 아마도 푸이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아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 허수아비 황제임을 깨닫다.
이미 서태후가 권력을 장악하고 마음대로 휘두를 때 부터 청나라는 망조의 길을 걷고 있었다.
푸이가 성장하고 있을 때에는 이미 장제스가 권력을 장악한 뒤였고
청나라 황실은 그야말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바람앞의 등불같은 존재였다. 상당히 신기했다.
어느 왕의 시대가 끝나고 다음 왕이 바톤을 받는것이 아닌, 황실의 시대가 끝나고 일반 권력자가 나라를 잡는 시대의 흐름을 보는것이 정말 신기했다.
황실이라고하면 청나라 이전에도 진나라나 그 전의 나라였을 때도 황제가 모든 나라를 지휘하고 통제했는데, 천년이 훨씬 넘는 황실의 시대가 끝나는 역사가 바뀌는 걸 보자니 정말 이상했다.. 의상도, 힘의 종류도, 모든것이 끝나는 시대가 변해가는 걸 보자니 기분이 정말 묘했다.
타임머신을 타는 느낌이었다.
영화는 성년이 되어 반역자로 몰려 감옥에 갇힌 현재의 시점과 과거 청나라 황제였을 때의 시점을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반역자로 몰린 푸이가 과거의 삶을 회고하면서 반성문? 진술서? 같은걸 작성하면서 잘못을 고백하는 전개방식이다.
본격적으로, 푸이 인생의 고난이 시작되는 시절이다. 동생인 푸제를 만났고 자금성에서 놀고 있는 와중에, 이미 자금성 밖의 소문을 듣고 온 푸제가 푸이에게 더이상 황제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고 이를 두눈으로 확인한 푸이는 이때부터 꼭두각시 인생을 살게 된다.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 였던 것이다. 300년 가까이 된 청나라의 역사가 막을 내리는 순간이다. 자신의 부모처럼 여긴 유모와도 강제 이별을 당하고.. 고난의 시작이다.
# 존슨턴과의 만남, 푸이 서양문물에 눈뜨다.
푸이는 인생자체가 암울하지만 본격적으로 인생에 대한 염증을 느끼는 시기인 것 같다.
이미 이 시절에는 황제의 힘은 온데간데 없고 마음대로 자금성밖을 나갈 수도 없는 닭장안에 갇힌 닭과 같은 신세였다.
이 시절의 푸이는 이미 황제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존스터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영국에 가서 공부하기를 원했지만 존스턴의 권유로 혼인을 하게 되고 이때 황후와의 첫 만남이 시작된다.
황후는 내게 참 인상이 깊었다. 아직 혼인하기에는 어린나이의 푸이였고, 황후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황후가 푸이보다 연상으로 보이고 철도 들어 보였다. 푸이가 좋은 황제가 되길 바랬고, 똑부러지고 현명한 모습의 황후였다. 이런 황후가 그런 모습이 될 줄이야...
# 성인이 된 푸이, 전쟁의 패배,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허수아비황제 푸이
이미 청나라는 멸망을 해버렸고 중화인민공화국이 들어섰지만, 이윽고 일본과 -> (일본이 아니라고 한다..)의 전쟁이 발발했고 중국은 전쟁에 패배하게 되고 일본 군인들이 자금성을 점령하게 된다. 마치, 조선시대에 왜나라 군대가 경복궁에 쳐들어 온것처럼.. 이상하게 마음이 아프다. 어쨌든, 불행인지 다행인지 푸이는 일본군에게 쫓겨남으로 인해서 그렇게 나가고 싶어하던 자금성밖으로 나갈수 있게 된다. 하지만, 하늘은 푸이에게 아직 자유를 허락 하지 않았다. 청나라는 멸망하였지만 아직 푸이는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였다. 황실시대의 살아있는 유일한 황제이기 때문에 일본은 이용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푸이를 이용했고 푸이 역시 황제의 타이틀을 내세워 일본의 선전도구로 전락한다.
푸이는 이미 중화인민공화국에서는 아무런 힘이 없었고 그 중화인민공화국마저 일본에 점령을 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름뿐인 칭호라고 하더라도 황제는 황제였다. 이용가치가 충분해 보였지만 어디까지나 적국의 선전도구로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푸이였다.
황후가 몰락하는 시기다. 몰락하는 것이 황후 뿐 이겠는가.. 중국도 몰락하고 있었고 푸이는 청나라 마지막 황제로써 일본의 선전도구로 이용되고 있었다. 본인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푸이 본인만 모르고 있었다.
아무튼 영리하고 똘망똘망해 보였던 황후가 저렇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아팠다.
처음에 관리소장은 철저하게 공산당에 물들고 황제일가를 배척하는 편협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정이 있고 중립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조국을 배신한 푸이가 진심으로 그 죄를 인정하고 뉘우치길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황제때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푸이를 보고 푸이를 다른방으로 강제 이동 시켰다.
소장은 장제스시절의 사람으로 일본과의 전쟁에 패배하고 다시 중국이 나라의 주권을 찾을때 조국을 배신한 사람에게 벌을 주고 죄를 느끼게 하는 전형적인 나라 사람이었다. 좋게 표현이 되서 그런가 푸이에게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만 같았다.
마음속으로는 " 이사람은 죽이고 싶지 않다, 제발 죄를 인정하고 벌을 받아라 그러면 살려서 돌려주겠다 " 아니 그렇게 되기위해 푸이에게 부탁을 하고 싶어하는 느낌이었다. 새로 이동한 방안에는 일본식민지 시절에 일본쪽에 붙은 친일파들이 다수 있었고, 사상교육으로 사상개조 되고 있었다.
# 일본의 패망, 뒤늦은 후회를 하는 푸이
다시 영화는 푸이가 일본의 선전도구로써 만주 황제로 있을때의 시절로 돌아간다.
처음에는 장제스가 푸이 본인 활머니인 서태후의 묘를 파훼치고 보석까지 들고 도망갔다는 소식에 분노했고
그 때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준 장제스의 적 일본의 손을 잡았던 푸이.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일본의 꼭두각시였음을 알게 되었지만, 이미 일본은 패망하고 소련에 잡혀가게 된다. 영화는 소련에서의 푸이의 생활을 비추지 않고 바로 이후의 이야기로 흐름이 전개 된다.
청 나라 마지막 황제의 몰락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푸이는 황제의 권력에 도전하고 이윽고 그 권력을 먹고, 할머니 서태후의 묘까지 훼손한 장제스의 분노로 일본의 손을 잡았지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일본의 꼭두각시였다는 걸 느끼고 후회하게 된다. 이미 황후도 운전기사와 잠자리를 가져 아이를 잉태했지만 일본의 계략으로 아이까지 잃어버리게 되자 푸이곁을 떠나버리게 되고 푸이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게 된다.
기분이 참 이상했을 것 같다. 본인은 청나라 황제였고 일본의 꼭두각시이긴 했지만 만주국 황제였는데 지금은 감옥에 갇혀서 정신교육을 받고 있다니.. 심지어 그 정신교육 영상에서 만주황제 시절 국가의 반역행위를 하고 있는 영상이 나오고 있다니.. 정말 이런 파란만장한 삶이 있을까?
# 다시한번 급변하는 시대 그리고 자유를 얻은 푸이
영화는 다시 감옥에서 수 년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푸이를 비춰줌으로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푸이는 수년의 감옥생활을 끝내고 출소를 하게 된다. 푸이가 출소를 하고 많은 시간이 흐르고, 시대는 마오쩌둥이 홍위병을 앞세워 장제스와의 힘 대결에서 승리하여 권력을 쥔 상태였다. 자유를 얻은 푸이는 정원사로 일하게 된다.
시대가 정말 급변하고 있는 시기였다.
300년 가까이 되는 청나라가 멸망하고 새로운 권력이 중국을 휘어잡고 또 다른 권력이 그 권력을 물리치고.. 시대가 급변하는 시기인 만큼 권력의 투쟁으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시기이기도 하다. 일본이 패망하고 공산당 정신교육을 담당하던 관리소장이 마오쩌둥의 홍위병에 의해 숙청당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인상적이었다.
푸이는 소장에 대해 유대관계를 느꼈는지 홍위병들에게 소장을 풀어달라고 하는 장면도 꽤나 감동적이었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그로 인한 한 사람의 인생의 변화 등 영화지만 정말 영화같은 감동을 느꼈다.
옛날 시대를 보여주고 있지만 영화자체도 옛날 영화여서 더욱 실감이 나고 몰입이 잘 되었다.
혹시라도 이 영화가 현재버젼으로 다시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런 옛날 느낌이 나지 않을 것 같다.
옛날필름으로 촬영하여 정말 저 시대에 가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할 정도로 현장감이 좋다.
#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청나라 마지막 황제의 삶
" 넌 누구니?"
" 난 여기에 살아요 아빠가 경비에요"
"나도 여기서 살았단다. 이곳에서 내가 앉았지"
"할아버지 누구에요?"
" 난 중국의 황제였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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